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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9.23
꼭 2년 2개월만이다. 짧게는 3개월, 길어도 6개월이면 앨범 하나가 뚝딱 완성되는 시대. 걸그룹 '브라운아이드걸스'는 그 흐름에 '저항'했다. 그리고 늦은 컴백을 선택했다. 음악 무대에 서지 못한다는 것. 조바심도 났을 법하다. 하지만 멤버들은 덤덤했다. 절치부심 끝에 완성된 앨범. 그만큼 만족스럽다는 게 이유였다.
사실 브아걸은 5년동안 끊임없이 '자유'를 갈망해왔다. 보컬 그룹의 진수를 보였던 데뷔곡 '다가와서', 댄스곡의 가능성을 처음 발견한 '홀드 더 라인', 일렉트로닉 음악의 새 장을 열었던 '아브라카다브라'까지 끝없이 도전하고, 자유를 꿈꿨다. 시도는 브아걸의 활동 스펙트럼을 넓힌 힘이 됐다. 그 결과 아이돌 이상의 아이돌이 될 수 있었다.
"멤버 모두가 모험심이 있는 편이예요. 새로운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죠. 늘 변화를 꿈꿨던 것 같아요. 두렵지는 않냐고요? 물론 부담감은 있어요. 하지만 그보다 만들고, 완성하는 재미가 더 커요. 여러 요소가 다 어울리는 다양성이 바로 우리의 장점이죠"
브아걸의 다양성이 어색하지 않았던 건. 바로 '표현'력이 뒤따랐기 때문이다. 헤어, 메이크업, 의상, 퍼포먼스 등 외적인 면에서도 변신에 변신을 거듭했다. 때론 귀엽게, 때론 섹시하게, 때론 강렬하게 자신들의 색을 표현했다. 이번 역시 짙은 스모키 메이크업, 그로테스크한 의상과 헤어, 군무를 강조한 안무로 브아걸의 쇼적인 면을 극대화 시켰다.
새앨범 '식스 센스(Six Sence)'로 돌아온 브아걸을 만나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그리고 그 과정과 결실을 ▲저항, ▲자유, ▲표현, ▲음악 이라는 정규 4집 앨범의 4가지 키워드로 풀어봤다. 브아걸의 존재 가치와 이유는 결국 '음악'으로 귀결됐다.
◆ "가요계 흐름에 '저항(Resistance)'하다"
지난 2009년. '아브라카다브라' 활동을 성공리에 마쳤다. 사람들은 브아걸이 곧 컴백할거라 예상했다. 하지만 기대는 빗나갔다. 새 앨범을 들고 돌아오기까지 걸린 시간은 2년 2개월. 회전 주기가 짧아진 가요계. 하지만 브아걸은 그 흐름에 저항했다. 새 앨범을 준비하는 데 걸린 시간만 총 2년 6개월. 왜일까. 완성도에 대한 욕심 때문이었다.
"아브라카다브라가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그보다 더 좋은 앨범이 아니면 안되겠다 싶었죠.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았어요. 앨범을 엎고, 다시 녹음하기를 수십번. 그런데 작업 기간이 길어질수록 오히려 욕심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스스로가 만족하는 음악을 찾고, 완벽하게 녹음하고 싶었죠. 그러다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네요" (제아)
무대가 그립기도 했다. 잊혀질지도 모른다는 조바심도 있었다. 아브라카다브라가 브아걸의 정점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엄습했다. 그래서 받은 곡만 수 백개. 하지만 멤버들이 똘똘 뭉쳐 그 불안까지 즐거움으로 바꿨다. 다행히 콘셉트가 확실했고, 멤버들끼리 부딪히는 면도 없었다. 긴 기간에도 불구 자신있게 나올 수 있는 비결이었다.
"새 앨범 콘셉트는 확실했어요. 브아걸이라 브아걸이기 때문에 소화할 수 있는 음악을 하자고 했죠. 벌써 데뷔 5년이예요. 이제는 서로에게 어떤 파트가 어울리고,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는지 눈빛만 봐도 알죠. 작곡가나 회사 분들도 우리 노래의 색을 잘 알아요. 요즘 추세로 보면 컴백이 늦었지만 팬들도 이해해주실거라 믿어요" (나르샤)
◆ "음악에서 '자유 (Freedom)'를 갈망하다"
브아걸은 양파같은 그룹이다. 까도 까도 새로운 면모가 나타난다. 자유를 갈망하는 멤버들의 성향이 반영된 결과다. 자유 안에서 브아걸은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미디엄 템포의 알앤비, 흥겹고 발랄한 댄스곡, 강렬한 이미지의 일렉트로닉까지 그들의 늘 신선했고, 자유스러웠다. 아이돌이지만 아이돌이 아닌 이유도 여기에 있다.
"처음엔 보컬 그룹으로 데뷔했어요. 그리고 그게 최선인 줄 알았죠. 하지만 조PD와 댄스곡 '홀드 더 라인'을 작업한 후 브아걸이 이런 것도 할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멤버 모두가 모험을 즐기는 성격이라 그런지 재미있더라고요. 일렉을 시도한 아브라카다브라도 마찬가지였어요. 앞으로도 많은 시도를 통해 자유를 얻고 싶어요" (미료)
하지만 자유는 혼란을 가져오기도 했다. 가장 큰 게 그룹의 포지션에 관한 부분. 댄스곡을 시도하자 보컬그룹이냐 아니냐는 말이 많았다. 아브라카다브라 활동 후엔 아이돌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도 그 정체성이 모호해진 게 사실. 멤버들 역시 그런 우려를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도저도 아닌게 오히려 브아걸의 색이라며 웃었다.
"보컬 그룹인지 아이돌인지 정확한 포지션을 설명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어요. 저희들도 혼란스러운 점이죠. 그런데 힘든 시기들을 겪고 나니 되려 명쾌해 지더라고요. 뭘해도 브아걸이고, 뭘해도 브아걸이니까 어울려 라고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다양성, 여러가지를 다 할 수 있다는 게 결국은 우리의 장점이고 매력이죠" (나르샤)
◆ "과감한 '표현(Expression)'으로 쇼를 하다"
다양한 이미지. 혼란을 겪지 않았던 건 표현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브아걸은 늘 음악 뿐 아니라 외적인 모습에도 완벽을 기했다. 메이크업, 헤어, 의상, 안무 등 4박자를 음악과 통일했다. 아브라카다브라가 성공할 수 있어던 것도 짙은 스모키 메이크업, 눈을 가리는 단발 헤어, 가죽 레깅스, 허리를 흔드는 시건방 춤이 더해져서였다.
"음악은 버라이어티 쇼라고 생각해요. 일단 음악이 좋아야 하지만 그외에 비주얼 적으로도 표현을 할 수 있어야해요. 의상, 안무. 메이크업, 헤어, 콘셉트 등 여러가지 요소가 맞아 떨어질 때 보시는 분들도 듣는 분들도 느낌을 가질 수 있죠. 아브라카다브라가 그런 면에서 가장 잘 합쳐진 조화로웠던 음악이었던 것 같아요" (가인)
새 앨범도 마찬가지다. 음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외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썼다. 표현은 한만큼 느끼는 것이기 때문. 티저 사진부터 뮤직 비디오, 스타일, 안무까지 치중했다. 음악이 센만큼 외적인 면도 강렬하게 완성했다. 티저 사진 공개 후 파격, 그로테스크라는 말이 나오지만 음악을 위해선 가장 잘 맞는 표현이라고 생각했다.
"파격을 위한 파격을 하지는 않았어요. 물론 이번 티저나 의상 콘셉트가 강한건 사실이예요. 의상은 블랙으로, 각을 많이 살렸죠. 메이크업이나 헤어는 더 과감해졌고요. 안무도 눈에 띌만한 요소를 많이 삽입했어요. 딱딱 맞아 떨어지는 군무가 포인트가 될 예정이죠. 스타일과 음악이 합쳐졌을 때 그 표현이 더 잘 나오니까요" (나르샤)
◆ "리얼 사운드로 '음악(Music)'을 완성하다"
그래도 음악에 대한 욕심이 가장 컸다. 새앨범 타이틀곡은 '식스센스'. 한국 가요 최초로 시도하는 랩소디풍 하이브리드 소울이다. 첼로 선율로 시작해 흥겨운 브라스와 강렬한 랩, 감성적인 보컬이 얹혀졌다. 브아걸은 단순히 오감을 통해 판단되는 1차원적 소통을 넘어 육감을 통해 대중과 음악적인 소통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기계음이 아닌 리얼 사운드로 작업을 했어요. 첼로나 브라스를 많이 사용했죠. 지금까지 작업했던 노래 중에 가장 스케일이 커요. 그만큼 버라이어티 하단 뜻이죠. 보컬 음역대에 배경 사운드도 많아서 악기와 목소리가 치열하게 싸우는 듯한 느낌도 들죠. 카리스마 있는 음과 랩을 하려고 했어요. 듣자마자 제압되는 음악이 될거예요" (제아)
수록곡도 마찬가지다. 집시 음악을 기반으로 빈티지한 사운드를 표현한 '불편한 진실', 펑키를 염두해 둔 '벤데타', 힙합과 브레이크 비트를 결합한 '라 보헴', 미니멀한 하우스 비트를 담은 '러브 모션' 등 보컬 그룹 브아걸만이 시도할 수 있는 여러가지 음악을 시도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보컬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해냈다.
"멤버 한 명 한 명이 보컬의 기량을 많이 다졌다. 화음이나 가창력을 보여줄 수 있는 음반이죠. '그래 브아걸이 보컬그룹이었지'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 앨범이 될 것 같아요. 저희도 보컬을 자랑하고 싶었고, 그만큼 실력을 많이 뽐냈어요. 이번 새앨범을 들으시면 아마 더이상 브아걸을 아이돌 그룹으로 보지 않으실 것 같아요. 자신있어요" (미료, 제아)
브아걸은 저항과 자유를 통해 자신만의 음악의 한계에 도전했다. 그리고 표현과 음악을 통해 브아걸만의 색을 완성했다. 이제 남은 건 평가다. 아이돌, 그저 그런 그룹으로 남느냐 아니면 아이돌 그 이상의 가수로 도약하느냐는 무대에 달렸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Brown Eyed Girls) 식스센스 듣기/가사>
Feel, Watch, P.L.U.S. Sixth Sense
verse 1)
길들여질 수가 없어 나는 절대 don't touch, touch, rush it, rush it
멀리서 봐도 너를 일으키는 내 눈 빛이 빛이, guilty, guilty
목 마르는 네 얼굴엔 땀방울이 맺히고,
날카로운 내 손끝엔 네 살점이 맺히고
the bubble in champagne
터지는 good pain
(no need to worry, love is just a game)
Hit that high
*
Pop~ (pop) Pop~ (hoo hoo~)
너와 내 사이를 가득 채울 뮤직
Pop~ (pop) Pop~ (hoo hoo~)
가빠진 숨 소리 그 이상의 뮤직
Pop~ Pop~
내가 너와 나누고픈 이 감정은 more than emotion
better than the love motion
verse 2)
니 맘대로 그 손 뻗지마라 그대로 sit, sit, 그렇지, 그렇지
빈 틈을 줄 때까지 기다리다 그 때 kiss, kiss, frenchy, frenchy
너 가지고 있는 촉을 좀 더 높이 세우고
저 차원을 넘어 오는 느낌에 널 맡기고
정글 안에 갇힌
두 마리 같이
(no need to worry, love is just a game)
Hit that high
* repeat
bridge)
네 비밀을 숨긴 꿈 속에
마치 난 무의식처럼 스며가
좀 더 자유로운 그 곳에
hey, live it up right away, huh?
Rap)
지금 내가 에스코트 하는 대로만 나를 따라 와봐
(New World) 짙은 경험할 수 있어 못 믿겠음 이걸 봐봐
(Follow me) uh (Say my name) 좀 더 louder
You won't forget me, Sing it to me, baby!
(Follow me) 그렇지! (say my name) Gracias!
can you follow?
이걸 듣고 나면 너는 못 잊을 걸
다른 음악들은 이제 boring일 걸
(Raise arms!) Halt and fi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