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질을 한다는 거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이제 팬질한지 4년쯤 접어들고 있는 데‥ 2006년 2007년 2008년 2009년도 팬질할꺼니까.
그리 많이 한것도 아니지만 이미 알껀 다 알고 다 물들어진 상태라는.
그러나 항상 FAN의 정의에 대해서 생각하다보면 한숨 나오고 울기 일쑤.
내가 이렇게 목매고 좋아하고 손한번 잡고 눈 한번 마주치면 이렇게 세상 가진듯이 행복한데‥
걔네는 날 알까. 이 질문은 어느 팬에게나 공통으로 물어도 눈물나는 질문일듯.
팬질에 대해서 회의를 느끼기도 하고 한심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수많은 열등감을 느끼면서 하고 있으니까.
사생?빽녀? 좋아하진 않는다. 싫어한다. 그런데.. 오빠들은 알잖아 걔네. 사실 부러운 면도 없다고 치면 아주 없는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좋아할수는 없는 이유는.. 알면 뭐해. 오빠들이 안 좋아하는 걸. 팬으로써 가수가 자신을 싫어하는 것 만큼 사형선고 만한건 없다.
팬질을 하면서 우리 달려온 시간들도 얼마 되지 않았는 데‥‥ 겪은 일은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
교통사고. 우리에게 가장 민감한 부분이다. 희님 교통사고도 있고 그리고 또 2007년04월19일. 그날은 내 생애 가장 끔찍한 악몽이다.
괜찮아? 라고 물어볼수도 없는 심각한 상황에서‥ 족족들이 터지는 기사. ‘슈주 규현 오늘 밤이 고비’ , ‘ 수술가능성 없을지도..’
‥ 기사들을 하나씩 보고 울면서 오보 일수도 있고 진짜 일지도 모르는 기사를 보면서..
밤새 울었다. 조규현 내려온지 1년도 안된 엘프만의 남자를 왜 그렇게 무참히 힘들게 했는 지 ‥. 원래 부터 기흉을 앓고 있어서 폐에 문제가 있었던 사람인데..
다행히 퇴원도 하고 활동을 하긴 하지만‥ 퇴원하고 막 활동할때 어느 라디오에서 막냉이가 노래를 부른적이 있었는데 그때 눈물나서 미칠 뻔 했다. 그렇게 노래를 잘 부르던 사람이 숨이 차서 끝까지 코러스를 못 넣고‥ 지금은 또 괜찮아졌지만 아픈 사람은 더 쉽게 아프기 마련이다. 아직도 막냉이만 생각하면 몸 걱정부터 하라고 해주고 싶다. 막냉이 뿐만이 아니라 모든 맘보들 전부 다.
그리고 멤버 영입설. ‥난 이때 신이 있음을 원망했다. 이렇게 내가 누군가에게 간절히 원해 본 적이 없었다. 아니면 그만이지 뭐. 라고 생각하던 내가 이번만큼은 제발 한번만..이라는 생각을 하게되었으니까. 지방? 그래 지방이라서 차대절이 된다고 해도 못갔었다. 이부분에 대해서 애정이란게 없다고 하면 섭섭해진다. 지방이라고 차대절이 된다고 해서 무조건 다 갈수만은 없는 거니까. 슈퍼주니어도 중요하다. 하지만 슈퍼주니어 만큼 포기 못하는 게 내 앞가림. 그리고 가족. 사정이 안됐었다고 하면 핑계라고 들릴께 뻔하지만 그건 사실이니까. 그렇다고 소속사 앞에 가서 한 엘프들을 보면서 아무느낌 없었던 것도 아니다. 울면서 미안한 마음도 들고 자랑스러운 마음도 들고 우리가 이만큼 컸구나 하는 생각도 든다.
정말 초창기 엘프와 지금 엘프는 많이 달라졌으니까. 슈퍼주니어 편견 바꾸기 프로젝트. 그것때문에 내가 악플에 진심으로 오빠들을 잘 부탁한다는 마음을 전할 수 있었고 너무 심한건 무시할수도 있게 되었으니까. 무닥정 달려들지 않는다. 우린 그만큼 컸다. 그래서 열세명을 지켜냈는 지도 모른다. 소속사와 싸우고 주식을 사고, 뉴스에 나오고 하진 못했지만 버스에 쓰려고도 했었고 신문광고에도 내려고 했었다. 그리고 남들은 다 자기 가수들꺼 살때 우리는 불매운동을 했었다. 친구가 선물해준 슈퍼주니어가 광고모델인 제품을 보고 화를 내며 환불을 했다. ‥‥그리고 생각했다. 미안, 열세명이 지켜지면 그땐 많이 사줄께. 지금은 아니야.
내가 초등학교 6학년때 한 팬질. 그리고 지금은 중3이 되었다. 초등학교 졸업반할때 시작했던 팬질이 중학교 졸업반이 되어서도 하고 있다. 아마 대학교 졸업반 할때까지 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오빠들이 그만큼의 편안함이 있어지긴 했지만, 설렘이 없어진것도 아니다. 아직도 얼굴을 보면 설레고 웃게 되고 그들이 내 일상의 반을 차지해 버렸다.
그리고 은밀한 뒷 이야기. 이건 사실 초창기때는 하나도 모르던 것들이다. 차라리 그때가 편했다. 지금은‥ 너무 많이 알아서 탈이네. 알고 싶지 않은 것도 다 들어온다 귀에. 사실 오빠들과 친하면 질투나기 마련이다. 원래 질투가 좀 많은 타입이여서 더 그렇다. 쏘 쿨? 나에게 그런건 없다. 질투하고 울고 속상해 하고 원망하고 그러다가 포기하고.. 그게 끝이였다. 근데 슈퍼주니어는 조금 다르다. 울고 속상해 하고 원망은 하지만‥ 차마 포기는 못하겠더라. 울면서 속상해 하고 내가 왜 이 팬질을 했을까 하는 원망은 하지만 포기는 안되겠더라.
드라마에서나 소설에서만 있을 법한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니까 나도 사랑할수 있다.’ 이 말이 공감되지 않았는 데 알것 같더라. 결국은 그 사람의 행복을 위해서 나도 그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을 미워할 수 없음을..
사실 마음 같아서는 평생 우리만 봐주고 사랑해달라고 하고 싶다. 하지만..그들은 연예인이기 전에 하나의 인격체이고 사람이였다. 사람의 당연한 인권중 하나는 행복추구권이다. 행복해질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 그리고 사람의 원초적인 감정인 사랑을 그들도 가지고 있다. 사실 쿨하게 그들을 놔주진 못하겠지만 조금은 자기 위안 삼아서 얘기 할 수는 있을 것 같았다.
“ 우리에게 줬던 사랑을 조금은 나눠주는 것 뿐이야. ” 쿨하지 못한 팬이라서 미안해야 하는 건가‥헤에-,
어쩌면 내 인생에 10대는 슈퍼주니어가 반 이상을 차지 할 지 모른다.
첫사랑이 슈퍼주니어 일지도 모른다.
우스운가? 첫사랑이 연예인이라서‥
그저 지나가던 사람한테 첫눈에 반해서 그게 첫사랑이 된 사람들도 있는 데, 우리만큼 오래 알았는 데- 그저 팬과 가수 사이라고 첫 사랑이라고 우스워 할 자격따위는 어느 누구에게도 없는 것 같다. 심지어 슈퍼주니어가 비웃는다고 해도 그들조차도 비웃을 자격은 없다.
아마, 나이가 들어가면서 조금씩 그들에게서 소홀해지는 팬들도 있을 것이고, 조금씩 그들을 바쁜 일상속에서 잊어가는 팬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팬들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해줬으면 하는 것은 가끔 예전 노래를 듣거나 텔레비전에서 예능프로에 자료화면으로 슈퍼주니어가 나간다면‥아니면 슈퍼주니어에 관련된 얘기가 나오면 꼭 기억해줬으면 좋겠다. 심장에 손을 얹고.
그들이 있어서 가장 멋진 10대를 보낼 수 있음에 고마움을.
그들이 있어서 가장 멋진 사랑을 할 수 있었음을.
그들이 있어서 가장 세상에서 사랑받는 사람이란걸 깨달았었음을.
그리고, 나는 그들의 팬임에 가장 자랑스러웠음을.
처음이자 마지막 팬질이 될 SUPER JUNIOR.
그리고 내 생애 최고 동반자들 중 하나였던 E.L.F.
앞으로도 이 마음 변치말고 영원하길.
이들이 있어 내가 팬질을 할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출처-천휘룡 '은하월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