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여덟' 앤디① "이제, 일 욕심이 생긴다"

'스물 여덟' 앤디① "이제, 일 욕심이 생긴다"

익_gh946s 101.9k 08.08.28
'스물 여덟' 앤디①

[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앤디하면 떠오르는 것. 사랑스러운 댄스곡을 부르는 솔로가수. 귀여우면서도 엉뚱한 신화의 막내. 다정다감한 '앤서방'.

이것이 전부라면 당신은 앤디에 대해 조금 더 알 필요가 있다. 데뷔 10년차 아이돌. 지난 '틀'에서 이제야 조금 빠져나오는 것 같다는 그는 커피숍 테이블 맞은 편에 앉아 다방커피를 시켰다. 진지하게 한마디 한마디 힘주어 말하고, '으하하하' 파안대소를 터뜨리고, 난감한 질문에 먼산을 바라보면서 털어놓은 그의 일, 인생, 연애 이야기. 3편으로 나뉘어 '중계'한다.

지난 24일에 두번째 뮤지컬 출연작 '폴라로이드'의 공연이 끝났죠? 이제 조금 한가하겠어요.

신경 쓸 게 많아서 오히려 더 날카로워졌어요. 뭔가 더 해야 하는데 결정하기가 어렵거든요. 현재 제안 들어온 것은 기존 이미지와 너무 비슷해서 보다 다른 걸 찾아보고 있어요.

보통 뮤지컬은 모든 예술의 결정체라고 하잖아요. 힘들진 않으셨어요?

그렇죠. 처음에는 머쓱하기도 하고, 다른 배우들과 호흡 맞추기도 좀 그랬어요. 스케줄 때문에 자꾸 늦으니 미안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반쯤 지나니 다 친해지더라고요.

요즘 앤디씨의 상승세가 매우 가파르다고들 해요. 인정하시죠?(웃음)

군입대 전까지 시간이 얼마 안남았기 때문에, 으하하. 짧은 시간에 빨리 빨리 서둘러야 되고, 빨리 빨리 움직여야 됩니다. 그렇다고 조급한 건 아니고요. 오히려 신중해지는 것 같기도 해요. '폴라로이드'에서도 역할은 작았지만 큰 의미가 있었어요.(그는 이 뮤지컬에서 여주인공을 짝사랑하는 강정호 역을 맡았다)

특히 함께 연기한 김도현씨한테서 많이 배웠어요. 작년 한국 뮤지컬 대상 신인상을 받으신 분이 곁에 계시고, 그 분을 관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거죠. 롤모델이라고나 할까. 숙제를 해야하는데 아무것도 모르다가, 누군가가 힌트를 조금 주면 '아!'하는 느낌 있잖아요. 제 기분이 그랬어요.

민감한 문제이긴 한데, 사실 뮤지컬에 처음 입성할 때에는 아이돌 스타의 티켓 파워에 대해 냉소적인 시선도 있었어요.

제가 뭐, 노래를 10년간 열심히 불렀던 스타도 아니고, 그렇다고 드라마로 승부 본 적도 없었고. 사람들이 의아해했었죠. 앤디가 왜 뮤지컬을 할까. 단지 아이돌 스타의 티켓파워 때문에? 드라마로 안되니까 뮤지컬 한번 하는 거? 악플도 되게 많았어요.

사실 처음에 데뷔작 시놉시스를 봤을땐 그게 뮤지컬인지도 몰랐어요. 영화라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가사가 나오더라고요.(웃음) '이게 뭐지!' 싶었는데 뮤지컬이었어요.(그는 지난해 '뮤직 인 마이 하트'로 데뷔했다) 이후 3일간 사우나에서 잠수를 탔죠. 아무한테도 연락 안하고 고민을 했어요.

사우나를 3일간이나 했다고요?

펭귄방이 있잖아요.(웃음) 뜨거운데와 차가운데를 오가면 피부도 탱탱해져요. 암튼 거기서 혼자 미역국을 먹으면서 생각을 많이 했죠. 연습을 정말 열심히 해서 뭔가를 보여주자, 하고 결론을 냈죠.

연습 과정은 어땠어요?

한달 전부터 연습이 시작됐거든요. 첫날 감독님께서 '우리와 친해져야 한다'고 하셔서 술을 먹었어요. 다음엔 커피숍에서 수다를 떨었고요. 그담부터는 김건모 선배님의 '핑계'만 불렀어요. 무려 3주간, 으하하. 내 대사, 내 노래를 연습해야 되는데 '핑계'만 부르고, 상대배우와도 대화만 나누게 하더라고요. 일주일 밖에 안남았는데 미치는 거죠! 정말 이해가 안됐는데 나중에 보니 다 이유가 있었더라고요. 억양이나 발성이 훨씬 좋아졌거든요.

이렇게 혼자 활동하면서 달라진 게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욕심이 좀 더 생긴 것 같아요. 저 자신한테. 일 욕심이 늘어난 거죠.

신화 활동이 다시 시작될 때까지 3~4년 쯤 걸릴 것 같은데, 그때까지 꼭 이루고 싶은 것도 있을 것 같아요.

뭔가 우뚝 선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누가 뭘 만들 때, 그 리스트에 내 이름이 들어갔으면 좋겠다. 탑은 어렵더라도, 어느 정도의 레벨은 됐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해요. 그게 제 욕심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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