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들, 앨범 한장 팔면 얼마 버나?

잡담

가수들, 앨범 한장 팔면 얼마 버나?

잡팬 2.2k 0
가수들, 앨범 한장 팔면 얼마 버나?


가수는 음반을 한 장 팔면 얼마나 벌까. 결론부터 말하면 '가수의 수입과는 별 상관없다'이다. 과일장수는 과일을 팔아서 돈을 벌고 생선장수는 생선을 팔아 돈을 벌지만 가수는 음반을 팔아도 그다지 큰 돈을 벌지 못한다. 물론 모든 가수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작금의 침체된 음반시장의 상황에선 대다수 가수가 그렇다.

또한 연기자들이 출연료를 받고 드라마나 영화에 출연하듯, 가수들도 그저 그 음반에 '출연'(가창)한 것의 댓가를 목돈으로 받는 경우가 많아 러닝 개런티와는 상관없는 경우도 많다.

가수의 음반이 팔려도 왜 수익은 해당가수에게 돌아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인지 알아보자.

음반제작자는 가수들과 음반계약을 맺을 때 러닝 개런티 조항을 밝혀두지만 이 조항이 적용되는 일은 드물다. 대부분의 계약조항은 음반의 손익분기점이 넘는 시점에서 한 장당 적게는 10원에서 많게는 1000원까지 개런티를 지급한다. (영화계에서 배우가 얼마의 관객수 돌파에서부터 1인당 얼마씩 러닝개런티를 받는 경우와 같은 논리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대부분의 음반은 손익분기점을 넘길 만큼 팔리지 않는다. 오히려 제작비만 올라가 손익분기점도 그만큼 자꾸만 높아져간다. 현재 음반은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제작자들은 극심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품질경쟁을 벌이고 홍보경쟁을 벌일 수 밖에 없다.

노래가 좋으면 불황이어도 팔릴 앨범은 팔린다는 신념에 음반에 투자를 더욱 가한다. 컴퓨터로 반주를 만들지 않고 실제 악기를 써서 반주를 만들고, 몸값이 비싼 히트 작곡가를 찾아가 곡을 의뢰한다. 또 홍보를 위해 멀리 경치 좋은 이국땅에서 뮤직비디오를 찍으며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다.

이 과정에서 제작비는 늘어나고 그에 비례해 손익분기점도 높아진다. 요즘 웬만한 앨범 하나에 들어가는 제작비는 뮤직비디오를 합쳐 3억~5억원선. 앨범 한 장이 만원에 팔리면 제작자로 돌아가는 몫은, 도매가 8000원에서 CD 임가공비를 제외하면, 4000~5000원 가량이다. 한 장당 5000원의 수입이 들어온다고 가정할 때, 제작비 5억원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10만장이 팔려야 한다. 여기서 손익분기점은 10만 장이 되는 것이다.

요즘 음반시장에서 10만장 팔리는 앨범은 겨우 열손가락에 꼽힌다. 그만큼 러닝 개런티의 '혜택'을 보는 가수는 겨우 몇 %에 지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문제는 또 있다. 손익분기점의 기준이 되는 제작비의 개념이 가수와 제작자 사이에 합의가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사업주는 월급을 적게 주려하고, 종업원은 월급을 많이 받으려 하듯, 제작자는 순수하게 앨범제작에 드는 이외의 제반비용까지 모두 제작비에 포함시키려 하고 가수들은 앨범 순제작비만 제작비로 쳐주길 원한다.

여기에서 가수와 제작자는 갈등이 생기게 된다. 제작비가 정해져야만 러닝개런티의 지급 기준이 되는 손익분기점이 정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음반이 많이 팔리는 것 같은데 자신에게 떨어지는 돈이 없다고 생각한 가수들은 제작자들의 회계관리가 불투명하다고 생각하고 불만을 제기한다. 제작자들은 가수들의 이런 주장에 억울해한다. 가수들이 알지 못하는 제작과정, 홍보과정에 들어가는 비용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볼멘소리를 하게 된다. 이는 가수와 제작자와 '경영 마인드'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빚어지는 오해다.

가수들은 제작자가 정확히 알려주지 않으면 앨범이 정확히 얼마나 팔렸는지 알기가 힘들다. 그래서 계약이 끝나면 가수 스스로 혹은 가수의 가족들이 직접 앨범을 제작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여러가지 상황을 잘 아는 가수들도 러닝개런티를 기대하지 않는다. 전속계약을 맺을 때 받는 계약금으로 일단 만족하고, 다른 부수입을 찾는다. 이를테면 CF나 드라마, 영화출연은 차치하고, 행사나 콘서트, 야간업소 출연 등에서다.

계약조건도 천차만별이다. 계약금을 많이 받는 경우는 러닝개런티가 적고, 계약금이 적은 경우는 러닝개런티를 많이 쳐준다.

10년차 음반제작자 A씨는 "가수를 A급에서 D급까지, 몸값에 따라 분류하고 5만장 이후부터 1000원, 500원, 300원, 100원 등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 신인을 발굴해 히트를 친 음반제작자 B씨는 "가수와 앨범 3장을 계약하면서 손익분기점이 넘은 시점부터 첫 앨범은 100원, 두 번째 앨범은 200원, 세번째 앨범은 300원씩 러닝개런티 지급조항을 넣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온라인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이에 대한 수익분배를 놓고 고민중이다. 그러나 아직은 앨범에 의한 수입이 주를 이루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와 합쳐 손익분기점을 계산한다. 그나마 온라인 판매의 수입은 디지털 음원을 유통하는 이동통신사와 모바일 콘텐츠 업체 등에서 가져가고 제작자에게는 절반가량 떨어진다. 여기에서 제작자는 또다시 가수와 수익을 계약에 따라 나눈다.

가수들이 음반을 팔아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우선 밀리언셀러가 등장하는 등 음반시장이 살아나야 하고, 가수와 제작자간의 제작비의 개념 등 경영에 관한 여러가지 사항이 합의돼야 한다. 특히 가수들도 경영자의 마인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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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Comments
잡팬 2008.05.29 20:04  
행사, 밤무대 만이 살길인가...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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