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돌! 90년대 아이콘 VS 2000년대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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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8.05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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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박미애기자] '90년대 아이콘과 2000년대 아이콘이 겨루면 누가 이길까?'
최근 초대형 가수들의 잇딴 등장에 가요계가 모처럼 활기를 되찾고 있다.
‘섹시퀸’들의 격돌이 시작되는가 싶더니 90년대 문화대통령으로 일컬어져온 서태지의 화려한 등장에 요즘 가요계는 한층 고무된 상태다. 강남 한복판에서 펼친 게릴라 콘서트에 수천 명의 인파가 몰리는가 하면 4일까지 이 ‘문화대통령’의 새 앨범은 한터차트에서 7만8988장의 판매고를 올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현 시점에서 10만장 돌파는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게 가요계 관계자들의 전망. 그럴 경우 싱글로는 국내 최초 기록을 가수 서태지가 달성하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90년대 국민가수로 불리던 가수 김건모도 12집으로의 컴백을 공식화했다. 수상 경력도 화려한 데다가 1995년 ‘잘못된 만남’이 수록된 3집은 3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기네스에 오르기도 했다. 여름하면 떠오르는 쿨도 새 앨범을 발매하고 여름시장 공략에 나섰다.
서태지, 김건모, 쿨은 90년대 가요계를 리드해온 아이콘들이다. 그런 가수들이 2000년대의 아이콘들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등장은 향수를 자극함과 동시에 감동마저 안긴다.
한편 이들의 도전장을 받게 될 2000년대 아이콘들에는 이효리, 동방신기, 빅뱅 등이 있다.
최근 3집 ‘잇츠 효리시’를 발표한 이효리는 2003년 솔로 1집을 발표한 것으로 계기로 명실상부 한국 가요계 최고의 섹시 아이콘으로 성장했다. 타이틀곡 ‘유고걸’로 몇몇 여가수들과 ‘섹시퀸’의 타이틀을 놓고 건 승부에서 이효리는 이미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가을에 컴백할 동방신기는 H.O.T, S.E.S, 신화 등을 키워낸 히트 아이들그룹 제조기 SM 엔터테인먼트가 탄생시킨 그룹이며 8일 컴백하는 빅뱅은 전 서태지와 아이들의 멤버이며 현 YG 엔터테인먼트의 대표인 양현석이 발굴해낸 그룹으로 두 팀은 아이들그룹 중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로 2000년대 아이콘으로 인정받고 있다.
다시 말해 2008년 하반기 가요계는 90년대를 대표하는 아이콘과 2000년대를 대표하는 아이콘의 한판승부가 흥미진진한 볼거리를 제공할 전망이다.
초대형 가수들의 격돌에 가요계 안팎에선 반기는 기색이 역력하다. 요즘 가장 많은 이슈와 기사가 생성되는 곳이 바로 가요계이며 그렇다 보니 대중들의 관심도 가요계에 쏠려 있는 상황이다.
대중문화평론가 임진모씨는 “그간 가요계에 화제가 될 만한 이슈가 없었는데 이들의 등장으로 가요계가 오랜만에 활기를 되찾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90년대를 리드했던 서태지, 김건모, 쿨 등의 가수들이 다시 활동함으로써 음반시장의 수요층을 다세대로 넓힐 수 있는 장점을 기대해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90년대를 대표하던 아이콘들의 팬들은 이제 30대가 됐다. 그간 가요시장이 좁아진 원인에는 30대 소비층이 우리 가요를 외면해온 영향이 적지않았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90년대 아이콘들이 30대의 관심을 다시금 가요계로 불러올 수 있지 않겠느냐고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대중문화평론가 강태규씨는 “90년대에 음악이 진화의 과정을 겪었다면 2000년대는 음악보다는 비주얼적인 측면이 더 부각됐던 시간이었다”면서 “기성 아이콘과 신 아이콘의 격돌로 인해 서로 다른 음악 환경을 토대한 한 이들의 교류도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축제처럼 고무된 분위기 속에서도 우려하는 목소리는 있다. 이들의 격돌로 인해 신인이나 인지도가 낮은 가수들은 명함조차 내밀기 어렵게 된 현실이 바로 그렇다.
강씨는 “서태지, 김건모, 이효리, 동방신기 등은 기존에도 인기를 누리고 있거나 자신들을 지지하는 세력이 많은 인기 가수들”이라며 “이들로 인해 신인이나 인기 없는 가수들은 더욱 설 자리를 잃게 된다”며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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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애 (oriald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