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빵 출판사대표 페이스북 글

구름빵 출판사대표 페이스북 글

익_0m39yb 4.8k 20.09.12
구름빵 작가가 어젯밤에 예능 프로그램에 나왔다.
출연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게 어제인 줄은 모르고 있었는데,
지인들이 연락을 해주어 알게 되었다.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작가는 작품성과 인간성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걸 스스로 나서서 또 보여주었다.

본인이 어떻게 그림책 작가가 될 수 있었는지,
어떻게 구름빵이 유명해질 수 있었는지는 일절 얘기하지 않고,

모든 것을 혼자서 다 해냈고
출판사는 아무 역할도 없이 열매를 가로챈 것처럼 얘기한다.

출판사는,
미국에 살면서 그림책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었던 작가에게 먼저 연락을 해서 그림책 작업을 하자고 제안을 했고,
입체로 만들어 사진을 찍어 그림을 완성해야 하는 어려운 작업을 신인작가를 믿고 기꺼이 하자고 했고,
그 당시 다른 작가들보다 훨씬 많은 작업 비용을 주었고,
사진 찍는 데만 수개월의 시간과 인력을 투여했다.

출판사는,
회원제 월간 그림책으로 파묻혀 있을 뻔한 책을 단행본으로 출간해 엄청난 마케팅을 쏟아부어 베스트 그림책으로 만들었고,
수 년 동안 공을 들여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확장을 시켜 구름빵을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다.

구름빵은 작가 혼자만의 힘으로 잘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편집자, 디자이너, 사진작가가 멋진 책이 나올 수 있도록 협업을 잘 해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작가는 사진을 찍은 작가(당시에는 출판사 직원이었음)에게 소송을 걸어 사진을 찍는 데 역할을 한 게 없다며 책의 사진작가로 이름을 못 넣게 했다.
'아무런 역할을 한 게 없다고 하는 이 사진작가'에게 구름빵 작가는 다른 출판사와 하는 그림책의 사진 작업도 부탁했었다.

본인의 권리만 중요하고 자신의 작품을 완성시켜준 협업자의 권리는 인정하지 않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구름빵 사진작가는 어린이책을 만드는 사람이 이런 소송전을 이어가기 싫다며 항소를 하지 않았다.

2005년 볼로냐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선정된 것도 작품이 좋아서만이 아니다.
예선에서 떨어진 것을 심사위원이었던 국내 ㅊ책방 대표님이 다시 끄집어내어 본선에 올려주었기 때문에 선정될 수 있었다.
출픔작 중에 구름빵이 있다는 것을 그 분이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ㅊ책방 대표님은 어떻게 구름빵의 출품을 미리 알고 있었겠는가?
출판사에서 구름빵 책을 들고 찾아가 책을 어떻게 띄울 수 있을까 상의를 드렸을 때 그 대표님이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지원해보라고 조언을 해주었기 때문이다.

당시 볼로냐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 심사위원장이었던 독일 민에디션 대표 또한 구름빵 책을 알고 있는 분이었다.
볼로냐보다 앞서 열린 대만도서전에서 민에디션 대표에게 출판사에서 구름빵 책을 소개했기 때문이다.

구름빵을 이미 알고 있는 심사위원장과 심사위원이 있었다는 것 역시 출판사가 만들어낸 신의 한수이다.

구름빵은 처음부터 잘 팔린 것이 아니다.
서울국제도서전, 파주책잔치 등 행사 때마다 특별한 이벤트를 했고,
온라인 서점에 주기적으로 책 제작비보다 더 비싼 사은품을 주는 프로모션 등을 걸었고,
전국 도서관과 학교, 서점 등에서 계속 전시회를 열었다.

2005년 서울국제도서전에서는 구름빵 입체 포토존 부스를 만들어 관람객을 끌어들였다.
일산 유기농빵집에 의뢰해 책속의 구름빵과 똑같은 빵을 만들어 가져다가 책 사은품으로 주는 이벤트를 하기도 했다.
직원들이 아침마다 일산에서 강남 코엑스까지 이 빵을 실어 날랐다.
이런 일 또한 모두 출판사가 했다.

애니메이션 제작도 구름빵이 베스트셀러가 된 다음에 시작된 일이 아니다.
책이 알려지기도 전인 2005년초에 출판사에서 애니 제작사들에게 제안을 했고,
그 중 한 곳이 관심을 갖고 협업을 해준 덕에 1년 동안 파일럿을 만들고 이후 3년 가까이 제작 투자금을 모으고 78편의 시리즈물로 제작을 해서 2010년에 방영할 수 있었다.
시즌 3까지 제작된 애니는 수익을 내기는커녕 아직 투자 회수도 못했는데, 박정부 시절 야기된 논란으로 주저앉아버렸다.

뮤지컬은 출판사가 공연업체에게 기획사와 투자사를 연결해주어 만들어질 수 있었다.
구름빵 공연을 주도했던 기획사는 박정부 때 블랙리스트에 올라 파산의 위기를 겪었다.

출판사는 대승적 차원에서 작가에게 책의 저작권을 주려고도 했으나 작가가 이미 진행된 2차적사업에 대한 무리한 요구를 하여 합의가 되지 않았다.

그러자 작가는 출판사와 애니제작사를 상대로 형사 고소에 이어 민사 소송을 걸어왔고,
1심, 2심에 이어 대법원 최종 판결에서도 작가는 패소를 했다.

작가는 본인을 도와주고 밀어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을 모른다.
독불장군처럼 저 혼자 모든 것을 다 이룬 것처럼,
그리고 그것을 출판사가 뺏어간 듯이 떠든다.

구름빵은 2003년에 계약되었고, 2004년에 책이 나왔다.
구름빵 이전에도 작가는 출판사와 계약을 했고 그림 작업을 했다.
둘다 같은 계약서이고 본인이 직접 서명을 했다.
구름빵을 단행본으로 출간하고 인센티브를 준다는 계약서에도 본인이 직접 서명을 했다.
그리고 단행본용 표지 그림도 작가가 다시 그림작업을 해주었다.
한글을 모르는 아이도 아닌데, 본인이 직접 서명한 계약에 대한 책임의식은 하나도 없이 출판사 욕만 한다.
이제는 예능방송에까지 출연해 여론을 부채질하고 '작가'와 '출판사'를 대립각으로 몰고 간다.

계약을 마음대로 바꾼다면 계약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계약은 기본적인 질서이다.
질서를 지켜야 사회가 유지된다.
본인이 스스로 한 계약에는 책임을 져야 한다.
과거의 계약을 탓할 것이 아니라 앞으로 하는 계약을 잘 하면 된다.

구름빵 작가가 어린이책 작가로서
진정 아이들을 생각하고 출판계를 생각한다면

피해자 코스프레를 멈추고

협업자들을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글쓰기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