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TV '코인' 사태 왜 문제인가…"시청자 보호도 책임도 없어"

아프리카TV '코인' 사태 왜 문제인가…"시청자 보호도 책임도 없어"

톱데일리 이진휘 기자 = 인터넷 방송 아프리카TV에서 유명 BJ들이 특정 코인 상장을 조장하고 시청자들을 끌어들이려 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플랫폼 특성을 이용한 시청자 기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아프리카TV에서 BJ로 활동하는 노래하는코트(코트), 창현, 수찬, 케이, 염보성 등이 최근 특정 비상장 가상화폐에 각각 수 억원 상당의 금액을 투자한 사실이 밝혀졌다. 전날(22일) BJ 쪼다혜가 과거 연인이었던 코트의 각종 의혹을 폭로하다 코트가 상장을 추진 중인 코인 관련 계약을 맺었다고 언급하면서 이 사실이 알려졌다.


이들은 아프리카TV에서 거액의 별풍선을 쏘는 것으로 것으로 유명한 수트(슈트)가 개발한 코인 사업에 각각 1억~7억원 상당 투자자로 참여했다. 수트는 평소 유명 BJ들을 후원하며 친분을 쌓았다. BJ들에게 수 천 만원 상당의 명품을 선물하거나 게임대회 상금 등을 지원하면서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인은 상장만 하면 사전 구매자들이 돈을 벌고 쉽게 나올 수 있는 구조라 BJ들이 시청자 돈을 이용하려 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선취매 사실을 숨긴 뒤 해당 코인이 가상화폐 거래소에 상장된 직후 가격이 급등할 것처럼 바람을 잡았다는 의혹이다.


특히 최근 여러 코인들이 상장폐지 수순을 밟는 경우가 많아 시청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 18일만 해도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는 거래 기준이 미달한 24개 코인을 무더기 상장폐지했다. 


네티즌들은 “코인을 미리 구매한 후 홍보를 해서 시청자들이 코인에 투자를 하면 고점에 매도하려 한 것 아니냐“며 “상장시켜서 시청자들한테 팔아먹은 뒤 빠져나와서 이득 보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BJ들은 사과에 나섰지만 논란은 꺼지지 않고 있다. 염보성은 “투자를 취소했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시청자 분들이 피해 안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케이는 “투자를 했었던 것은 맞지만 5월 달에 뺐다“며 “(나도)같이 사기꾼이 되는 것 같아 무서웠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문제는 방송 플랫폼의 한계를 이용한 문제라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아프리카TV와 같은 플랫폼은 금융업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금융 거래나 사기가 발생하더라도 피해자가 법적 보호를 받기 힘들다. 금융법에 의해 설립된 은행이나 보험회사에만 금융 관리 감독이 제한된다.


김형중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방송에서 코인 거래를 조장하는 행위가 법적으로 금융상품 거래에 해당되지 않는 제도적인 한계가 있다“며 “금융당국에서도 금융상품 판매에 대한 정의를 제대로 내리지 않고 있어 방송을 통해 권유하는 금융상품에 대한 성격 규명이 안돼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유명 BJ들이 방송을 통해 코인 마케팅을 하고 시청자들에게 투자를 권유하는 것은 영향력을 생각해 볼 때 부적절한 행동“이라며 “시청자들로부터 이득을 취하려고 했겠지만 실현된 이익이 없어 피해자가 나오더라도 법적 책임을 묻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가상화폐는 우리나라 현행 법상 금융상품으로 명확히 분류되지 않아 금융 사기가 발생하더라도 법적 조치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코인 사업자는 자본시장법상의 인허가를 받은 제도권 금융회사가 아니기에 감독이나 조사할 권한이 없다“며 “코인으로 피해를 입는다면 형사상 사기 혐의로 소송을 진행하고 경찰에서 담당한다“고 말했다.


이병철 법무법인 세줄 변호사는 “방송 플랫폼을 통해 금융 거래 관련 기만 행위가 발생하더라도 플랫폼에 책임을 물을 수 없는 구조“라며 “인터넷 포털에서 올라온 정보도 범죄 행위 관련된 경우가 많은데 글을 올린 당사자만 피해자 고소를 통해 처벌받게 돼 있고 플랫폼이 사전에 금융 피해를 차단하거나 책임을 지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논란이 된 해당 BJ들은 투자를 취소했다며 방송을 중단한 상태다. 코트도 ‘아리프카TV‘ 채널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구독자 60만명이 넘는 유튜브 채널을 삭제했다.


출처 : 톱데일리(http://www.topdail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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