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친구랑 결혼한 준비중인 이야기.txt

동네친구랑 결혼한 준비중인 이야기.txt

익_qh825m 4.3k 21.05.25
동네친구랑 결혼한 준비중인 이야기.txt


초등학교 저학년 때 방과후 수업 끝나고 친구하고 돌아오는데 1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헤어지는데

내가 오늘 라면 먹는다고 자랑을 함(했다고 함)

다른 동인 친구는 돌아가고 엘리베이터 타려는데 핑크색 내복만 입고 있는 애가 자기도 라면을 먹고 싶다는 식으로 얘기해서



'그럼 너도 먹을래??' 이러고 집에 데리고 들어옴



옛날에는,,,이게,.,,되는,,,시대였단,,,말이다,,,쉬불,,,,이웃간의,,,정이라는게,,,



엄마 친구중에 아메이? 암웨이? 거기 일하는 분이 있어서 매번 뉴트리 라면이라는걸 박스로 사뒀는데

급식 안 먹을 때여서 컴퓨터 수업 끝나고 오면 항상 라면을 끓여줬음

지금 생각해보면 아들이 처음 보는 애 데리고 와서 라면 같이 먹기로 했다고 하면 엄마가 뭔 생각했을지는 모르겠는데



아마 같은 아파트 애라 알고 있었거나 이미 좀 이상한걸 눈치 챘거나 했을거 같음



아무튼 그날 라면 먹고 엄마한테 90도 인사를 10번쯤 박더니 집으로 감

그날 왜 데리고 왔냐고 해서 내가 해맑게 라면 먹고 싶다고 해서! 이러니까 모르는 사람은 집에 데리고 오는거 아니라고 진지하게 들었던 기억은 남





다음날에 방과후 수업 없어서 집에 있다가 심부름 하러 나가는데

집 문 옆에 핑크 내복이 쪼그리고 앉아있었음 깜짝 놀라서 얘기하고 있으니까 엄마가 들어오라고 해서 라면을 끓여줬음

배고프다고 해서 라면 3개를 한 냄비에 끓였는데



여기서부터는 확실하게 기억함

애가 순식간에 2.5개치를 꾸역꾸역 먹고 국물을 마시다가 갑자기 토함

내가 옆에서 먹다가 깜짝 놀라서 손으로 그 토를 다 받으니까 핑크 내복이 얼굴이 진짜 거짓말 처럼 하얗게 질리더니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그럼



결국 집에서 다 씻기고 누나 옛날 옷을 입혀서 돌려보내면서 그쪽 집하고 엄마하고 알게 됐는데



쉽게 말하면 그 집 아빠가 사회의 기생충 같은 인간이라

최저생계비나 각종 복지비 엄청 받으면서 (우리집보다 잘살았음 ㅋㅋㅋ) 자기는 매일 술담배하고 도박하러 다니고 애는 방치하는 거였는데



어른인 엄마 눈에는 날씨도 추운데 애가 슬리퍼에 더러운 내복만 입고 있는거랑 안 씻은것 처럼 보이는거랑 뭐 그런거에서

부모가 똑바로 된 인간이 아닌게 보인 모양이서 라면도 주고 했던 모양

내 기억에도 얘 토한거 같이 씻을 때 팔꿈치랑 목 있는데 갈색 때의 임팩트가 엄청나서 다른건 다 기억안나고 그것만 기억남



요즘은 이러면 신고해아함 ㅇㅇ;



하여튼 그쪽 아빠가 우리집을 기생 대상으로 봤는지 (입혀보낸 누나 옷도 비싼거였음)

옷 빌려달라고 해서 입히고 안 돌려주기 (망하기 전 누나 어릴 때 옷이라 다 명품이었음)

애 밥좀 먹여달라고 해서 점심 저녁 우리집에서 먹이고

얘 공부도 우리집에서 시켰는데 이게 뭐 구청에서 반에서 저소득층 애들이 몇등 이상하면 나오는 돈이 있는데 그거 받겠다고 그런거

근데 얘는 공부는 못해서 구청가서 매일 난동 부리고 엄마한테 애 공부 안가르치냐고 화냄

길거리에서 만나도 아는척도 안하고 고개 뻗대고 있다가 (엄마보다 어림) 먼저 인사 안하면 그날 집에서 자기 딸한테 화풀이 함

두세달에 한번쯤은 집에 경찰 오는 유명한 망나니였던 모양

나 하던 눈높이 책 같은것도 나눠주니까 애 수업 같이 듣게 해달라고 때 씀

옛날에는 저소득층한테 급식 카드가 아니라 쿠폰? 이런거 줘서 동네 짜장면 집 같은데서 먹게 했는데 그거 현금깡해서 술 마심

등등... 수많은 패악질을 부리던 인간이었는데



사실 이 모든건 어른 되고 엄마를 통해서 알았다 ㅎ 난 너무 어렸어 ㅎㅎㅎ



내가 얘가 이상하다고 느낀건

내 말을 너무 심하게 잘 듣는거랑 극존칭 쓰는거였는데

빠른년생 치면 한살 많은 나한테도 '뭐 먹을래요?' 이정도가 아니라 '뭐 드시고 싶은거 있으세요?'이렇게 말함

지금도 이렇게 말함;;





하여튼 초딩때까지는 거의 남매처럼 자랐는데

얘도 엄마를 거의 친엄마처럼 생각하고 살았음



그러다가 나 중학교 남중으로 가고 얘도 다른 임대아파트로 이사가면서 거의 안만나게 됐는데

가아아아아끔 얘가 자기 아빠 피해서 우리집으로 와서 엄마한테 와있던 적 있는데

나는 방에 있거나 해서 얘기할 일 거의 없었음 중딩 시절의 근거없는 센치함;;



대학교 가고 나서는 거의 까먹고 지냈는데

얘가 고등학교때 이혼하면서 외할머니랑 살게 되고 대학교 가서 알바하면서 알바비 받은걸로 각종 선물을 엄마한테 사다바침

엄마가 부담스러우니까 사오지 말라고 했는데

매달 과일 같은거 사오거나 부침개 같은거 자기가 요리한거 걸어서 20분 정도 거리인데 매번 가져다 줌

누나랑 내가 괜히 눈치보일 정도



아무튼 그러면서 나랑 얘기할 일도 조금 늘었는데

나는 등록금이 싼 4년제 대학에서 전액 장학금이었는데 얘는 전문대여서 매일 나한테 부럽다고 함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편입은 쉽다는데 편입하지?' 이러고 나는 군대 갔는데



군대 갔다 오니까 진짜로 편입 성공해서 나랑 같은 학교 같은 학년으로 다니게 됨;;



내가 여초과라 친구가 없는데다가 군대 갔다오면서 고딩 친구들도 좀 멀어져서 얘랑 또 다른 여자애랑 셋이서 아싸모임 가짐

그렇게 3년 동안 놀러다니다가



졸업하면서 이 또다른 여자애가 갑자기 우리하고 연락을 끊어버림

얘도 친구가 별로 없는데다가 엄청 좋아하는 언니였어 가지고 한 한달을 펑펑 울면서 나한테 상담함

사실 이때 엄청나게 친해졌음



그러고 각자 취직 준비하다가 얘가 '저랑 사겨주시면 안될까요?' 이러길래

가만 생각해보니까 난 모쏠임

얘 말고 나 주워갈 애도 없는거 같음



그래서 어정쩡하게 그럼 그럴까. 하고 사귀다가 어어어 하다가 결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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