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지구 끝까지 쫓아간다, 반드시 수갑 채울 것"

"n번방.. 지구 끝까지 쫓아간다, 반드시 수갑 채울 것"

최종상 경찰청 사이버수사과장은 지난 19일 경찰청에서 진행된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이버 성범죄를 막기 위해서라면 지구 끝까지라도 쫓아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현재 주안점을 두고 추진하는 작업은 텔레그램 본사 추적이다.


아직 텔레그램 본사 위치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러시아와 독일, 영국, 싱가폴 등을 거쳐 중동의 한 국가로 근거지를 옮겼다는 추정만 있을 뿐이다. 최 과장은 “해당 국가 내 몇 개 주소지를 확보해 지난 2~3월 여러 차례 중동의 한 국가를 대상으로 탐문 조사를 벌였다. 현지 경찰의 협조를 받기 위해 경찰청 사이버안전과 국제협력 담당관이 몇 주간 해당 국가의 형법과 형사소송법까지 공부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아동 성착취물을 발견하면 신고하거나 차단 조치를 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을 발견해 현지 경찰의 수사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대부분 사이트들이 해외 서버를 이용하고 있어서 어찌해야 할지 난감했다”고 회상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서버가 해외에 있으면 경찰의 사이버 성범죄 수사는 중단되기가 일쑤였다.



그는 사이버수사과 직원들과 함께 서버 분석 작업부터 다시 시작했다. 최 과장은 “분석해 보니 200여개 음란사이트 중 72%가 미국의 C사 서버를 통하고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C사로부터는 미국 수사당국의 요청이 아니면 응할 수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결국 사이버수사과는 다시 미국 법규에도 위배되는 아동 성착취물 영상을 일일이 증거로 확보해 HSI와 공유했고, 그해 11월 미국으로 직접 건너 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음란물 사이트 운영자 IP와 연락처 등을 확보할 수 있었다. 62개 음란물 사이트 정보를 확보한 경찰은 지금까지 21개 사이트를 차단했고, 운영자 등 피의자 17명을 검거해 그 중 8명을 구속했다. 나머지 41개 사이트에 대한 수사도 아직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이렇게 축적된 국제공조 방식과 수사 노하우 등을 집약한 매뉴얼 작성 작업을 최근 마무리했다. 특히 사이버 성착취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챕터를 작성하는 과정에는 성범죄 피해 감수성이 뛰어난 성폭력 관련 시민단체 출신의 전문가를 직접 참여시키기도 했다. 최 과장은 “사이버 성범죄가 진화하는 만큼 경찰의 수사기법도 나날이 발전해 가고 있다”며 “텔레그램은 안전하다며 아무런 죄의식 없이 성착취물을 유포·소지해온 모든 가담자들은 곧 수갑을 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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