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공학자 최낙언 “먹는 기쁨 다 즐겨도 천수 누릴 수 있다”

식품공학자 최낙언 “먹는 기쁨 다 즐겨도 천수 누릴 수 있다”

익_svz349 1.8k 19.11.09

주석 2019-11-09 201132.png 식품공학자 최낙언 “먹는 기쁨 다 즐겨도 천수 누릴 수 있다”

“문제는 양이다”

- “나쁜 음식은 따로 없다. 나쁜 태도가 있을 뿐”이라는 말인가.

“그렇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나쁜 음식을 피하고 좋은 음식을 찾아 먹으려는 노력이 아니다. 무슨 음식이든 좀 덜 먹는 절제를 실천해야 한다. 1970년대 영국에서 당근주스를 과도하게 마시다 사망한 남자 사례가 보고된 일이 있다. 그는 건강식품 애호가로 열흘 동안 당근주스를 10갤런(약 38L) 마셨다고 한다. 그의 사인은 비타민 A 과다 복용으로 인한 심각한 간 손상으로 확인됐다.


반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크림케이크, 스낵 등만 먹으면서 10주 동안LDL콜레스테롤 수치를 20% 줄인 사람도 있다. 미국 캔자스주립대 영양학자 마크 홉 교수다. 그는 평소 하루에 2600kcal정도의 영양을 섭취했다. 그러다 편의점 음식으로 1800kcal씩만 먹자 체중이 줄고 각종 건강지표가 좋아졌다. 지금 시대에는 ‘무엇을 먹느냐’보다 ‘얼마나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다.”


- 가공식품, 식품첨가물을 많이 먹으면 건강을 해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무엇이든 많이 먹으면 좋지 않다. 다만 천연에 대한 과도한 믿음, 인공에 대한 막연한 공포는 버리라고 말하고 싶다.건강만 생각하면 사람도 철저히 통제된 인공식품을 먹는 게 오히려 나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꿀은 안전하고 장점이 많은 식품이지만 야생 꿀(석청)을 먹고 탈이 나는 사고가 곧잘 일어난다. 달걀과 우유는 영양학적으로 매우 우수한 반면 알레르기 유발 식품이기도 하다. 자연 재료는 안전하고 가공식품은 위험하다는 주장은 말이 안 된다.”


그는 밀가루, 가공식품이 썩지 않는 건 방부제 때문이라는 세간의 인식에 대해서도 한마디했다.

“쌀을 실온에 두면 썩나. 웬만해선 안 썩는다. 수분 함량이 적어서다. 반면 쌀로 밥을 지으면 쉽게 부패한다. 역시 수분 때문이다. 밀가루, 과자를 장기간 보관할 때 안 썩는다고 방부제 탓을 하는 건 좀 억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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