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오동전투 페이스북 솔직 후기(스포주의)

봉오동전투 페이스북 솔직 후기(스포주의)

익_d0f4p7 13.8k 19.08.10

봉오동전투 페이스북 솔직 후기(스포주의)

#봉오동전투 리뷰

1. <명량> 시즌 2.


2. 애국주의 영화는 건드려서는 안될 성역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꽤 있는 편이라 비판하기 꺼려진다. '우리 조상들의 애국정신과 희생을 그린 영화를 비판해? 너 매국노!' 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소수가 아니니까 :) 그래도 인상적이지 못한 영화는 왜 그랬는지 기록해 두는게 속이 편해서 기록한다.


3. <명량>이 이순신이라는 영웅을 앞세워 민초들의 희생정신을 다룬 애국팔이영화였다면, <봉오동전투>는 훨씬 서민적인 영화다. 특정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게 아니라, 봉오동전투에 참전한 평범한 사람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들은 농사를 짓거나 물건을 만들고 파는 평범한 농민이자 상인이었고, 평범한 마적이기도 했다. 비범한 능력을 가진 자들의 애국운동이 아닌, 보통 평범한 사람들의 애국운동이라는 점. 이게 <봉오동전투>의 국뽕 셀링포인트다.


4. 사실,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삼은 영화들은 주인공들의 적을 구구절절 설명할 필요가 없다는 편리함이 있다. 역사적으로 자연스럽게 반일감정을 갖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영화는 악역이 일본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설정을 디테일하게 짜놓을 필요가 없다. 하지만 매번 영화 리뷰를 남길 때마다 반복적으로 하는 말이지만, 영화는 디테일이 생명이다. 평범한 농민들을 살육하는 일본군은 당연히 이 영화에서 응징해야 할 악역이겠지만, 그들의 묘사는 잔인함으로 끝낸다. 영화 속 일본군 대장은 호랑이를 묶어놓고 난도질을 하는 장면으로 그의 잔인성을 묘사하고는, 그 이상의 디테일한 설정은 없다.

왜 디테일을 포기했을까. 그 이유는 단순하다. <봉오동전투>는 일본군을 상대로 의병의 최초의 승리를 기리기 위한 목적에만 관심이 있으니까.


5. 그러니 관객은 악랄한 일본군을 상대로 고군분투하여 첫 승리를 일궈낸 의병들에게 감동하기만 하면 된다. <봉오동전투>는 이 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본군을 악랄하고 잔인한 존재로만 묘사한다. 악역의 증오를 거대하게 부풀려 클라이막스 씬에 그들을 학살하는 방식으로 카타르시스를 터뜨린다. 아마도 영화의 호불호는 여기서 갈릴 것이다. 이것을 진부하고 게으르게 느낄 것인지, 아니면 영화적 쾌감을 잔뜩 느끼고 애국심을 고취시킬 것인지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일본군을 단순하게 묘사하고 잔혹함을 과하게 부풀리는게 썩 내키는 연출은 아니었다.

※(실질적 문맹들을 위해 남기자면, 일본군을 옹호하는게 아니라 이야기의 한 축을 담당해야 할 악역을 지나치게 평면적으로 만든게 아쉽다는 이야깁니다. 물론 저도 대한민국 국민이죠. 대한민국 만세!^ㅇ^)


6. 카메라는 봉오동 일대에서 전투를 벌이는 장면을 사실적으로 담아낸다. 영화는 관객에게 봉오동 전투의 핵심인 유인작전의 동선을 착실하게 따라가게 만든다. 영화의 몇 안 되는 장점. 반복되는 소규모전투씬은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겠다. 여성캐릭터의 묘사도 문제다. 여성 의병은 이 영화에서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의미있는 대사나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니라서 단순히 구색을 맞추기 위해 끼워넣은 캐릭터 같다. 이럴 거면 아예 넣지를 말던가.


7. 역사를 소재로 하는 영화들의 주된 실수는 이것이다. 이들은 역사의 서사를 영화적으로 풀어내는 것보다, 영화의 장르에 역사를 끼워맞추려 한다. <봉오동전투>는 전쟁영화-국뽕영화의 장르에 의병 최초의 승리의 역사를 끌고온다. 과연 이 영화가 진정으로 봉오동전투에 참전한 보통의 의병들을 기리기 위한 것인지 그 진정성이 의심된다.


0. 시나리오 작가의 전작 = <사냥>

영화제작자의 대표작 = <명량>

<명량> 시즌 2? 끄덕.

카메오의 출연까지 화룡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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