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지금 22살이고, 한참 전 초등학교 일입니다. 이 글을 이제서야 쓰는 이유는 연예인 학폭이 하나 둘씩 터지는걸 보고 평생 가지고있던 트라우마를 드디어 용기내서 극복 해보려고 씁니다
경기도 이천에 있는 ㅂㅅ초등학교에서 6학년때 일어났던 일입니다. 1교시가 끝난 쉬는시간에 제가 그 친구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해서 그 친구가 굉장히 화가 났던것 같습니다. 2교시가 과학시간이라 과학실에 다같이 가서 제가 그 친구에게 미안하다며 쪽지를 보냈는데 '괜찮아, 대신 쉬는시간에 나랑 놀자' 이렇게 답장이 와서 화가 풀린줄 알았던 저는 다시 답장을 보냈습니다. '정말? 뭐하고 놀까?' 그 말에 돌아왔던 답장은 '피 튀기면서 놀자^^' 그 쪽지를 받고 몸을 벌벌 떨면서 수업이 끝나지 않기만을 바랬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게 남습니다. 그 수업이 끝나고 친구들이 다같이 과학책을 들고 교실로 돌아갈때 그 친구와, 같이 다니던 무리 친구들이 1층 복도 끝으로 저를 데리고 갔습니다. 그 무리 친구들도 저와 친했지만 당시 김현진이 너무 무서워 아무것도 못했습니다. 김현진이 발로 제 배를 차서 제가 뒤로 자빠지고 이후로 목을 발로 짓누르는 등 계속해서 맞았습니다. 손으로 때리는것보다 발로 계속해서 숨을 못 쉴 정도로 배를 세게 누르고는 했습니다. 그렇게 쉬는 시간 10분여간 계속해서 맞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초등학생 여자아이가 어떻게 그렇게 잔혹하게 때렸었는지 싶더군요.. 생전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 그 친구의 발목을 손으로 잡고 최대한 숨을 쉴 수 있게 버티고 계속 울며 빌었습니다. 잘못했다고 한번만 용서해달라구요. 나름 잊고 살았다고 생각하는데 지금 떠올리니 생생하게 기억 나네요. 수업 종이 치자 친구들이 올라가고 저는 혼자 배를 부여잡고 보건실으로 가 그 시간부터 점심시간까지 펑펑 울면서 누워있었습니다. 담임 선생님께 당연히 말씀 드렸습니다. 선생님은 그저 우리가 사소하게 다툰걸로 인지하시고 방관하셨습니다. 보건선생님의 다독임으로 겨우 급식실에 밥을 먹으러 갔는데 김현진은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선생님들 다 보는 앞에서 생글생글 웃으며 저를 안아주었습니다. 다음부터 다투지 말자고 하자면서요. 그러고 시간이 지났습니다. 이번에는 무리 중에 다른 친구가 타깃이였습니다. 그저 본인의 마음에 안 든다고 똑같은 장소에 데리고 가 똑같은 방식으로 밟고 때렸습니다. 친구가 저와 똑같이 맞고있는걸 보면서도 저는 무서워서 아무것도 못했습니다.. 저또한 방관자였죠.. 하지만 그 당시에는 김현진이 쳐다만 봐도 무서울 정도로 걔는 왕 그 자체였습니다. 폭력 사실을 알고있는 여자애들은 그 친구의 눈에서 어긋날까봐 빌빌 기었죠. 어긋나면 타깃이 본인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 이후로 저는 그 친구의 시중들고 비위 맞춰주는 인형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이상하게도 저를 계속 옆에 끼고 데리고 다니더라구요. 하자는대로 다 하고 해달라는대로 다 해주니까. 그렇게 졸업을 했습니다.
지속적인 폭력을 당한건 아니였지만 그 순간 맞았던 기억, 정말 트라우마가 괜히 무서운게 아니라고 평생을 가더군요. 다시 그때를 생각하면 맞았던 배가 욱신 거릴정도로 아린 기억입니다. 제가 정말 힘들었던건, 차라리 평생 안 마주치고 얼굴 안 보고 살았으면 좋았을걸, 초등학교때부터 그렇게 연예인을 한다고 노래 부르고 장기자랑할때 춤을 추고 다니더니 이달의 소녀로 데뷔를 했더군요. sns상에서 계속 얼굴이 보였습니다. 눈 질끈 감고 넘기려고 해봐도 자꾸 뜨더군요. 그 친구가 웃는 사진을 볼때마다 그때의 상황이 떠오릅니다.
왜 이제서야 이렇게 올리냐구요? 저는 제가 트라우마를 감추고 잊고 살면 괜찮아질거라고, 점차 나아질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전 올해로 스물 두살이지만 아직도 그 상처에 허덕이며 살고있습니다. 학교 폭력은 언제 어떻게 겪든 상상 이상의 고통입니다. 겪어보지 않으면 가볍게 이야기 할 수 있지만 평생을 앓는 고통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단지 저 하나만을 위해, 이로써 조금이나마 저 자신이 나은 생활을 하게 되기를 바라며 이제서야 용기를 얻어 올리는겁니다. 이 글이 영향력이 크던 적던, 이것조차 안 올리면 너무 억울하고 괴로운 인생을 살 것 같아서요.
안 보고 사는것도 괴로운데 방송에 나와 버젓이 웃고있는 걔가 똑같이 괴로워하고 벌 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저 말고 맞았던 다른 친구도 그 기억에 평생을 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로써 조금이나마 저와 누군가가 치유되기를 바라며, 다른 학교폭력 피해자 분들도 용기를 내시면 좋겠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가해자가 웃는 세상이 오면 안되잖아요. 피해자가 숨는 세상이 오면 안되잖아요. 초등학교때 겪었던 것도 평생을 가는데 중학교, 고등학교는 오죽 하겠습니까.. 저는 이로써 평생 가졌던 마음의 짐을 조금이나마 내려놓으려고 합니다.
+ 초등학교 친구들 연락처 알아내서 찾으려고 했지만, 중학교 넘어가면서 저는 시내에 다른 학교를 가느라 연락이 끊겼습니다. 이후로는 그 지역을 아예 떠나오면서 다 끊겼구요. 저도 최대한 증거 끌어 모으고 싶어서 초등학교 다녔던 동네라도 다시 찾아가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팬분들 안 믿으시고, 주작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 많을거 아는데 그 친구는 아마 본인 스스로 찔릴거에요. 어쩌면 너무 아무렇지도 않게 한 일이라 기억도 못할지도. 할 수 있는 최선은 졸업앨범이라 이 글을 초등학교때 친구들이 보게 된다면 추가증언을 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증거사진으로 졸업 사진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