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찍으면

10% 찍으면

익_h8ul37 732 18.11.07
내 뒤에 테리우스

최근 지상파 드라마가 위기다. 1∼2%대 시청률이 속출하며 tvN, JTBC에 밀린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상파 미니시리즈의 유일한 희망으로 떠오른 드라마가 MBC 수목극 ‘내 뒤에 테리우스’다. 8∼9%의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장악하더니 급기야 10%를 돌파했다. 케이블, 종편의 인문강좌나 시사토론 같은 인포테인먼트 프로그램에까지 밀리며 수모를 당했던 지상파 드라마 입장에선 그야말로 꿈같은 10% 돌파다. 한때 드라마 왕국이라는 찬사까지 들었지만 위상이 한없이 추락한 MBC에도 의미가 큰 성적이다.

그렇게 큰 기대를 모았던 작품은 아니다. 소지섭이 ‘테리우스’라는 작전명의 첩보 요원으로 등장하는데, 소지섭에 대한 기대와 함께 ‘소지섭 효과가 아직까지 나타나겠는가’하는 우려가 교차했다. 게다가 여주인공인 정인선이 신인급이고 조연인 손호준도 존재감이 그렇게 강하지 않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추락하던 MBC를 ‘멱살 잡고’ 끌어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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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의 승리다. 만약 일반적인 첩보물이었다면, 아주 완성도가 높지 않은 이상 지금처럼 인기를 끌진 못했을 것이다. ‘내 뒤에 테리우스’는 첩보물 장르에 ‘동네 아줌마’들을 더했다. 이것이 신의 한 수였다. 주인공 김본이 숨어 사는 킹캐슬아파트의 이웃 남성이 국가안보실장 암살 현장을 목격하고 살해당한다. 수상한 정황을 눈치챈 김본은 숨진 남성의 아이들을 돌보는 도우미로 취직해 그 가족을 보호한다.

그런데 숨진 남성의 부인이 ‘KIS’의 일원이었다. KIS란 ‘Kingcastle Information System’의 준말로 킹캐슬아파트 아줌마들의 수다 모임이란 뜻이다. 온갖 정보를 나누는 ‘맘카페’ 같은 개념인데, 이 아줌마들의 모임이 국가정보원(NIS)도 해결 못 한 위험 조직을 처리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다는 설정이다. 건조한 첩보물에 아파트 주민들의 수다를 섞어 시청자들의 공감도를 높인 것이다.


이 설정에서 여러 가지 재미 포인트가 파생됐다. 최고의 요원인 김본이 아파트 아줌마들의 수다 속에 파묻혀 아이 돌보는 모습이 우스꽝스럽다. 국정원 요원들이 아줌마들을 피해 달아나는 광경이나, 범죄 조직의 비행 증거인 명품가방에 담긴 비밀을 아줌마들이 파헤치는 것도 흥미롭다. 아줌마들의 수다와 첩보 요원들, 범죄조직이 충돌하면서 지속적으로 웃음과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다. 이것이 ‘내 뒤에 테리우스’를 특별한 첩보물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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