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순항?

왜 순항?

익_328rtj 262 18.11.23
MBC 예능 ‘진짜 사나이 300’이 의외로 순항하고 있다. 과거 방영됐던 ‘진짜 사나이’를 다시 제작한다고 했을 때 이젠 식상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시작하자마자 관심이 집중됐고 현재 5~9%대 시청률을 유지할 정도로 인기다. 최근 MBC에서 새로 시작했던 ‘뜻밖의 Q’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 등이 3% 전후의 시청률로 종영한 것에 비해 돋보이는 성과다.

과거 ‘진짜 사나이’가 처음 방영됐을 땐 낯선 군부대의 모습이 여성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하지만 이젠 예능 속 군부대의 모습이 익숙한 풍경이 됐다. 그럼에도 다시 시작된 ‘진짜 사나이 300’이 인기를 끄는 것은 사라진 신선함을 상쇄할 만한 재미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생고생’이다.

리얼버라이어티 초기에 고생은 소소한 수준이었다. ‘무한도전’에서 힘들게 게임하고, ‘1박2일’에서 벌칙으로 야영하는 정도가 고생의 상한선이었다. 당시 ‘1박2일’에서 초겨울에 옷을 부실하게 입고 연못물에 잠시 몸을 적신 정도로 가학성 논란이 터졌었다. 그때만 해도 시청자들이 연예인들의 고통을 불편하게 느꼈던 것이다.

시청자들이 무감각해지자 예능 제작진은 더 강한 자극을 찾았다. 그때 ‘자극의 끝판왕’ ‘생고생 가학의 끝판왕’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군대 예능이다. 연예인들을 갑자기 훈련소에 집어넣고 관찰하는 것이다. 군대식 말투, 제식훈련, 유격훈련 등을 창졸간에 소화하느라 연예인들이 진땀 빼는 모습이 국민의 오락거리가 됐다. 화생방도 단골 소재다. 가학성 논란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남성 편이 인기를 끌자 여성 편도 등장했는데, 이번 ‘진짜 사나이 300’은 남녀 혼성이다. 지금까지의 자극 포인트가 총집결한 느낌이다. 시청자들은 과거 ‘진짜 사나이’에서 이미 봤던 설정의 재탕이라고 하면서도 생고생의 자극에 빠져들었다.

왜 순항?

코미디의 영원한 기본 코드인 ‘바보’도 등장한다. 군대 문화에 갑자기 적응하느라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영구’ ‘맹구’ 등과 통한다. 제작진은 이 코믹한 설정을 더 강화하기 위해 아예 우리말을 잘 모르는 외국인이나 교포를 투입한다. 이번에도 태국인 리사가 출연했다. 거기에 고생 끝에 꿀맛 먹방이 가세하고, 생고생 때문에 우러나는 눈물과 전우애가 감동 코드까지 만들어낸다. 뻔한 설정이지만 강력하다. ‘또 군대 예능이냐’는 지적이 나왔지만, 시청자들이 채널을 고정하는 이유다.

하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은 지점도 있다. 나이 많은 연예인과 외국인이 왜 갑자기 유격훈련을 해야 하며, 고통스러워하는 그들의 모습을 대중이 즐기는 풍경은 과연 정상인 걸까?

글이 없습니다.

글이 없습니다.

글이 없습니다.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