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MAMA 올해의 ‘노래상’과 모모 친언니
지난달 「‘트와이스’, 완전히 새로운 걸그룹의 시작을 알리다」를 쓰면서 겁부터 덜컥 났다. 젊은 세대의 관점을 따라잡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 때문이었다. 다행히도 악평보단 “무난히 정리했네”는 밋밋한 평을 주로 들었다. 글 전반에 트와이스에 대한 호감이 깔렸던 덕분이다.
물론 몇 가지 지적도 받았다. 첫째는 트와이스의 차별점으로 거론된 ‘애교’에 공감하지 못하겠다는 지적, 그리고 트와이스가 ‘K-POP의 3세대 기준점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이 그것이었다. 당시 필자는 트와이스의 애교가 ‘과거와는 달라진 적극적인 태도’라는 사례와 ‘비글미 넘치는’ 생동감, 그리고 ’10년 주기설’을 예로 들었다. 이에 미진함을 느껴 이번 글을 준비하게 됐다.
과연 K-POP의 근미래는 어떻게 펼치질까? 트와이스 얘기를 근거로 풀어나갈 수 있을 듯 싶다. 아래 이미지는 2016년 12월 3일 트와이스가 Mnet이 주관하는 MAMA ‘올해의 노래상’이라는 대상을 탄 다음 날의 트위터다. 트와이스의 일본인 멤버 ‘모모’의 친언니가 올린 감상이 담겼다.
중학교 때 TV에서 보던 세계에
내 동생이 나와서 굉장하다고 느꼈다.
나 자신, 더 많이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내일 일찍 자♡’
‘댄스 자매’로 유명한 모모의 친언니는 JYP의 일본 오디션 때 모모와 함께 응시를 했다가 탈락한 이력을 갖고 있다. 실력만 보면 엇비슷했겠지만 아마도 JYP 실무자 입장에선 실력과 발전 가능성, 한 집안에서 두 명을 뽑는 것에 대한 부담 등의 이유로 모모를 선택했을 것이다. 1996년생인 모모가 한국에 온 시점이 2012년이란 점(당시 16살)을 고려하면 19살을 전후로 데뷔하는 걸그룹 시장의 특성상 모모의 언니는 시대가 미묘하게 맞지 않았다. 경쟁자이면서도 후원자인 언니가 ‘아시아 최고의 음악상’인 MAMA의 상을 받은 20살 된 동생에 느끼는 감정은 얼마나 특별할까? 아주 짧은 트위터에 그 감상이 오롯이 담긴 것이다.
‘중학생 때 TV에서 보던 세계에 동생이 나왔다’
이 간단한 표현에는 깊은 함의가 담겨 있다. 13살에서 16살에 이르는 중학생 시절은 자신만의 인생이 펼쳐진 첫 단계이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사회와 충돌하며 자의식을 넓혀간다.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 이들은 또 앞세대와 다른 자신만의 스타를 발견하고 공유하며 동질감을 획득한다. 이들 소년, 소녀의 눈에 간택되기 위해서는 동시대 가장 세련되고 첨단 문화이어야만 한다는 것. 한마디로 ‘섹시’하고 ‘쿨’내 넘쳐야 한다.
그런데 오사카에 사는 10대 소녀들의 눈에 간택된 ‘섹시한 음악’이 미국, 영국의 팝이 아니고 자국의 J-pop도 아닌 이웃 나라의 K-POP이라는 점은 놀라운 변화다. 전례도 없고 어디서든 유사 사례마저 없기 때문이다.
아시아 각국의 10대 청소년들이 K-POP에 매료된 계기는 ‘TV에서 나오는 세계’였기 때문이다. 즉 눈으로 보는 ‘공짜 음악’이었다는 게 핵심이다. 꽉 막힐 정도로 답답한 학교와 기성 사회라는 굴레를 인식한 청소년들이 청량한 TV 속 세계에 열광하는 것이다.
화려한 조명과 스타, 그리고 춤과 음악의 자유가 있는 세계. 일본인 모모와 언니 하나는 2010년 K-POP의 전성기 시절을 TV와 유튜브를 통해서 접하고 그 매력에 빠졌을 것이다. 그리고 모모는 우연한 행운을 붙잡아 연습생이 된다. 4년 뒤, 일본인으론 처음으로 한국에서 주는 가요제 대상을 수상하게 됐다. 모모의 고향 교토에서 TV로 이를 지켜본 언니의 감정이 아주 특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 세계에 내 동생(트와이스의 모모)이 나와서 굉장하다고 느꼈다.
K-POP은 분명 토머스 프리드먼이 묘사한 ‘평평한 세계’의 덕을 보는 동시에 다시금 평평해질 수 있게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그것도 굴곡진 역사를 가진 아시아 시장이란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
7. 트와이스는 대만에서 콘서트를 열 수 있을까?
2015~2017년 트와이스 3개의 공식 뮤직비디오 <OOH-AHH하게>, <Cheer Up>, <TT>는 차례대로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유튜브 1억 뷰를 달성하게 된다. 최종적으로 2억~3억 뷰 수준까지는 올릴 여력을 확인한 셈이다. 3세대 K-POP의 거대한 성취라 할 수 있다.
그런데 1억 명이 봤다는 이 3대 뮤비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25%(1/4) 정도다. 놀랍게도 2위는 대만이다. 그러니까 대만 인구에 가까운 1,500만 명이 3대 뮤비를 다 시청했다는 얘기다. 대만인들이 쯔위에 대해 갖는 애정 또한 특별하다. 트와이스에 대한 대만 청소년들의 애정 표현은 대만이 K-POP 시장과 얼마나 가까운지 짐작할 수 있게 만든다. 그러면 여기서 새로운 질문이 생긴다.
과연 JYP는 대만에서 트와이스의 단독 콘서트를 열 수 있을까?
아마도 트와이스가 대만에 가게 된다면 2만 명이 찰 수 있다는 타이페이 아레나는 ‘청천백일만지홍기(대만국기)’로 물결칠 것이다. 그 순간 트와이스의 중국 진출 가능성은 ‘0%’가 된다. 대만 청소년 2만 명을 통제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옳다. 이것은 비즈니스 하는 기업인 입장에서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위기로 여겨질지 모른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해 보면 IT 계의 거목인 아마존이나 페이스북 구글은 중국 시장이 막힌 상태에서도 전 세계 시장을 싹쓸이하면서 1세계의 지존이 됐다. 이처럼 K-POP은 중국 시장 없이도 1세계의 지지만으로 성장 동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반대로 중국이라는 커다란 시장에 집착하다 첨단의 세련미를 잃을 가능성은 없을 것인가?
과연 SM과 JYP YG는 어떤 전략으로 이 위기를 대처할 것인가? 우리는 앞으로 어떤 세계에서 살게 될 것인가? 트와이스는 대만과 일본, 아세안 시장에 진출할 것인가? 반대로 중국 시장을 놓치지 않으려 노력할 것인가?
이 대목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대목이다. 필자는 이미 기사 안에서 나름의 답을 내놓았다. 더 자세한 얘기는 ‘트와이스’ 특집 3편에서 하고자 한다.
전체 기사는 시간 날때 보세요 장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