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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1.17
인기 절정의 아이돌 그룹 워너원이 지난해 말로 1년 6개월의 시한부 활동을 마치고 해산했습니다. 연말연시 각종 시상식 무대를 끝으로 마지막 남은 한 줌의 열정까지 불살랐는데요. 아직 끝난 게 아니었네요. 오는 24∼27일 나흘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진짜로 마지막 콘서트를 열고 헤어진답니다. 그런데 이 무대가 마지막이어서 그런지 최근 암표 가격이 1000만 원 이상 치솟았다는군요. 그냥 ‘호가(呼價)’에 불과하다고 해도 입이 떡 벌어지는 수준입니다.
워너원이 ‘마지막의 마지막’ 콘서트를 하는 이유는 사실 분명합니다. 여전히 뜨거운 팬덤에 대한 서비스인 동시에 수익적인 측면을 간과할 수 없죠. 일반 지정석 가격이 10만8000원인데 고척스카이돔 총 수용인원이 1만6000명 정도니까 무대 설치 공간과 사석을 뺀다고 해도 1회 공연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10억 원을 훨씬 넘게 되고요. 4회 공연이라면 대충 계산이 될 겁니다. 아이돌이 콘서트를 자주 하는 이유죠.
컴백이 유난히 잦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최고의 걸그룹 트와이스는 지난해 4차례나 ‘컴백’을 했습니다. 지난해 4, 7, 11, 12월이었는데요. 그때마다 새로 포장한 앨범을 들고 나왔고 지난 3년간 총 10장, 누적 판매량 300만 장을 돌파했습니다. ‘컴백 = 수입’이라는 공식이 성립되는 겁니다.

앨범에 대해 좀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면 이보다 더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아이돌 앨범은 이름도 어렵고, 종류가 많으며, 버전이 다양합니다. 가장 흔한 게 ‘리패키지(Repackage)’ 앨범인데요. 말 그대로 그동안 냈던 것을 다시 한 번 포장한 거죠. 오리지널과 크게 다를 게 없지만 앨범을 수집하는 팬들에게는 거부할 수 없는 상품이 됩니다.
또 ‘리믹스(Remix)’나 미니 앨범은 수없이 많고요. 앨범에 멤버 중 일부의 사진만 ‘랜덤’으로 넣어서 재구매를 유도하기도 합니다. 과자봉지 속에 무작위로 섞여 있는 캐릭터 딱지를 종류별로 다 구하기 위해 먹은 과자를 또 사고 또 사는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아이돌과 K-팝, 한류를 이용한 다양한 비즈니스의 창출을 탓할 마음은 없습니다. 안정적인 비즈니스 기반이 마련돼야 더 규모 있는 한류로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충성스러운 중고생 팬들의 호주머니만 공략하는 ‘내로 타깃(Narrow Target)’ 마케팅은 이제 그만합시다. 판을 키우고 경계를 넘을 ‘와이드 타깃(Wide Target)’을 개발합시다. “과하다”는 소리가 슬슬 나오는데 그들이 돌아서면 어쩌려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