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장에 쪼그라든 '빚 내 주식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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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장에 쪼그라든 '빚 내 주식투자'

익_gz2q31 1.5k 20.03.19

글로벌 증시 폭락장 속에 빚을 내 주식을 쓸어담던 개인들의 움직임이 일부 둔화되는 모양새다. 신용융자잔고가 이틀째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잔고 감소 이유를 배팅에 성공해 차입금을 갚은 것보다 주식이 강제로 처분당한 '반대매매'의 결과로 보고 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8조5412억원으로 지난해 9월6일 이후 반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융자잔고는 최근 3일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3일에는 전일 대비 1632억원(전체잔고의 1.6%)이 줄어들었고 다음날인 16일에는 4438억원(4.7%), 17일에는 8768억원(10.2%)이나 감소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폭락장이 시작된 지난 2월부터 3월 초까지 10조원 넘는 융자잔고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다. 큰 지수하락이 이어지는 상황에도 신용잔고가 늘어났던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이 지금을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개인이 주식을 사기 위해 해당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 빌린 금액이다. 주식 신용거래는 일정 보증금율(40~45%)을 맞추면 증권사에서 나머지 금액을 빌려 주식을 사는 거래방법을 말한다. 주가 상승기에는 융자를 레버리지 삼아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빚을 내 산 주식의 주가가 폭락해 대출받은 개인이 만기일(통상 3개월)까지 돈을 갚지 못할 경우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매도하는 '반대매매'를 통해 돈을 회수한다.


증권업계는 이번 잔고 감소가 이 같은 반대매매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신용거래 하는 투자자는 장기투자가 아닌 단타를 치려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신용융자 만기가 3개월이 있어도 만기에 자금상환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최근 커진 시장 변동성을 이용해 수익을 늘리려고 하지만 이런 폭락장에서는 매매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워 손해가 쌓인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대매매 증가추세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는 미수 거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수 거래는 투자자가 주식결제 대금이 부족한 경우 증권사가 3거래일 동안 부족한 대금을 대신 지급해주는 단기융자다. 3거래일째 투자가가 미수금을 갚지 못하는 경우 증권사는 다음날 신용거래와 마찬가지로 해당 주식을 반대매매해 자금을 회수한다.



금투협회에 따르면 지난 13일 미수금(고객이 미수 거래를 위해 증권사에 빌린 돈) 대비 반대매매금액은 249억6400만원으로 2011년 8월9일 이후 8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8%를 기록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최근 장은 변동성이 지나치게 커 '아차' 싶은 투자자들이 많을 것"이라며 "신용이나 미수 거래를 하기보다 차분히 시장이 진정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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