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 곧 기회" 직장인들 '경제 열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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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가 곧 기회" 직장인들 '경제 열공'

익_b51hs6 1.5k 20.03.19

서울에 사는 직장인 최 모씨(29)는 이달 초 지인들과 주식·경제 스터디 모임을 만들었다. 최근 주식시장이 폭락하자 장기적으로는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로 인식했기 때문이다. 최씨는 주 1회 멤버들과 모여 산업·기업군별 분석을 하고 투자 계획을 세운다. 최씨는 "주변에서 '묻지마 투자'를 한다는 지적이 많아서 체계적으로 학습한 다음에 투자해 보려고 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시장이 회복돼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으로 글로벌 위기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2040 직장인들 사이에 경제 공부 열풍이 불고 있다. 서점가에서는 '부자'를 키워드로 한 책이 상위권을 점령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과거 경제 위기 때 준비를 잘한 사람들이 오히려 큰돈을 벌었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18일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 1월 1일~3월 15일 부자를 키워드로 한 제목의 책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1.6%나 증가했다. 위기 상황에서 부자들 투자 성향이나 습관을 따라 하려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요즘 직장인들은 책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최씨처럼 체계적인 주식 공부를 위해 스터디 모임을 꾸리는 사례도 많다. 신용대출 등을 통해 묻지마 투자를 하는 세태가 계속되고 큰 손해를 본 이들이 발생하자 공부하는 투자자가 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주식을 전업으로 하는 전 모씨는 "마음에 맞는 몇 명과 모여 대화를 나누고 투자 방향에 대해 논의한다"며 "최근 들어 모임에 참여하겠다는 지원자가 늘어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소규모 스터디나 모임을 할 때도 마스크는 필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고 있기는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여전히 높아 오프라인 모임보다는 온라인 메신저를 통한 정보와 자료 공유, 토론 등이 더 활발한 것도 특징이다. 토론 주제는 국내외 증시, 금리, 환율, 부동산 등이다.


재테크 대화방에 참여하고 있는 30대 직장인은 "기준금리가 0%대로 떨어져 부동산시장이 다시 달아오르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위기가 1~2년 안에 해소되면 집값이 더 오를 것 같은데 언제 집을 사야 할지 사람들과 대화하며 정보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치열한 경쟁 사회 속에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느낀 직장인들이 투자로 욕구를 풀어보려는 심리를 보이고 있다"며 "IMF 등 경제 위기 때 '주식 사서 잘된 사람이 있다더라'는 등 주변 소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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