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시작된 미국의 큰 그림, 'ABC(Anything But China·중국 빼고 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현재 중국을 철저히 배제하는 새로운 세계 시장질서를 구축하려는 ‘큰 그림’을 구상하고 있다. 이런 시도는 이미 3월부터 감지됐다. 미국은 그동안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온 중국과 얽힌 각종 산업 공급망을 뜯어고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3월 말부터 미국의 제안으로 한국을 비롯한 7개국이 차관급 실무 회의를 격주로 진행하고 있다. 7개국은 미국, 한국, 일본, 인도,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이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추구해온 인도ㆍ태평양 전략의 진화한 버전이다. 아시아 시장에서 중국을 대신할 대체재로 베트남을 넣은 것이 눈에 띈다.
일견 실무자들 간 방역 공조회의로 보였던 7개국 회의의 ‘노림수’는 4월 말 드러났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4월 29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은 우리 친구들인 호주, 인도, 일본, 뉴질랜드, 한국, 베트남과 글로벌 경제를 진일보시키기 위한 최선의 사례와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회의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의 논의는 세계 공급망(global supply chains)에 관한 것”이라며 “어떻게 우리가 이번과 같은 사태가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공급망을 재편할 것인가에 관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움직임을 두고 미 행정부 내 익명의 관리는 로이터 통신에 “미 정부는 믿을 수 있는 파트너들로 세계 공급망을 다시 짜려 한다. 이는 ‘경제 번영 네트워크’(Economic Prosperity Network)”라고 말했다. 미국이 벌써 이름까지 붙여 중국을 제외한 ‘믿을 만한’ 미국의 우방국들로 아시아ㆍ태평양 시장을 재편하려 한다는 얘기다.
이유정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