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쓰리, 잘될만한 요소로 잘되는 것도 만만한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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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쓰리, 잘될만한 요소로 잘되는 것도 만만한 일은 아니다

싹쓰리, 잘될만한 요소로 잘되는 것도 만만한 일은 아니다

2020년 여름 싹쓰리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5월 30일 유두래곤(유재석), 린다G(이효리), 비룡(비, 정지훈)으로 결성된 싹쓰리는 약 2달 남짓한 시간동안 MBC ‘놀면 뭐하니?’(연출 김태호 김윤집 장우성 왕종석)를 통해 2020년 여름 가요계를 싹쓸이하기 위한 앨범을 준비했다.


그 준비는 제대로 통했다.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에서 크게 선전 중인 싹쓰리>


기자 입장에서 싹쓰리의 흥행은 전형적인 ‘말로 설명하긴 쉽지만 실제로 하긴 어려운 유형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싹쓰리는 말 그래도 성공 할 수 있는 한 요소들로 가득 찬 팀이다.


1. 최고의 예능인 유재석, 시대를 풍미한 솔로가수 이효리-비의 만남.


2. 일종의 ‘아이돌 데뷔 리얼리티’처럼 매주 재밌는 떡밥을 제공하는 화제성 있는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


3. 세 슈퍼스타의 사용법을 잘 알고 있는 김태호PD의 존재


4. 여름에 어울리는 무난하고 신나는 댄스곡을 선보인다는 쉽고 간명한 전략.


5. 많은 사람들이 향수를 공유하는 90년대 복고 컨셉.


어느 쪽으로 봐도 안 될 요소는 찾기 힘들다. 그리고 ‘놀면 뭐하니?’와 싹쓰리에 안 좋은 시선을 보내는 쪽의 비판지점도 대체로 이쪽에 몰려있는 듯하다.


그리고 나름 가요담당인 기자 입장에서도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쪽에 있다.


‘잘될만한 재료 모아놓으면 다 잘 되는가’


가요 파트, 특히 아이돌 분야에 관심이 많은 사람 입장에서 봤을 때, 좋은 재료(좋은 인재, 좋은 상황조건 등등) 가지고 소위 ‘국 끓여 먹는’ 기획사들을 정말 많이 본다.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구슬을 제대로 못 꿰어서 보배로 못 만드는 경우가 많다는 것.


사실 싹쓰리의 소속사(?)인 마봉춘 역시 이 조합 모아놓고 엄한 길로 가려면 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주축이 유재석이고 PD가 김태호 PD라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뿐.


그리고 방송국들이 미디어 권력을 틀어쥐고 있던 시절이면 모를까, 지금은 방송국이 뭐 민다고 곧이곧대로 대중이 받아들이는 시대가 아니다. “방송국 영향력 약해졌다”, “주요 방송 3사 적자 났다”, “지금은 유튜브 시대다”와 같은 이야기들을 보통 사람들도 아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이 2020년 현재이지 않은가.



나름대로 방송국 측에서 이런 저런 기교를 부리고 잔머리를 썼다고 한들, 시청자들, 네티즌들, 리스너들의 눈에 들지 못했다면 지금과 같은 흥행은 없었을 것이다.


좋은 재료들이 좋은 타이밍에 모일 확률X그 재료들을 제대로 잘 활용할 확률X그렇게 만든 결과물이 (지금처럼 방송국의 힘이 약해진 시대에) 대중들에게 먹힐 확률


이는 ‘놀면 뭐하니?’와 싹쓰리가 컨트롤할 수 있는 영역, 임의로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물론 선택받을 확률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하긴 했지만, 결국 선택 받지 못하면 끝이다.


말이 길었다.


굳이 이 팀에 많은 의미를 부여해 ‘올리치기’를 할 필요는 없지만, 같은 이유로 ‘내려치기’ 할 것 역시 없지 않나. 이것이 이 글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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