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병 출신이 본 넷플릭스 DP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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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병 출신이 본 넷플릭스 DP 후기

익_1a8m4l 3.2k 21.08.30
 DP라는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면서 

군복무 기간이 생각 나서 적어봅니다. 

제가 복무했던 부대 기준으로 ㅋㅋ (공군 헌병 육해공본부)

DP쪽 얘기라기보다는 그냥 헌병 생활 이야기 정도 입니다.

-구타로 인한 단기기억상실증
이병 때 말년 병장에게 맞았는데 

눈 떠보니 내무실 침상에 천장보고 누워있음.

그런데 정말 기억이 삭제 됩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왜 누워 있는지 전혀 모르겠고, 뭐하다가 누워있는지는 더더욱 모르겠고

목격에 의하면 얼굴을 맞고 쓰러졌는데 거기에 싸커킥을 하더라.. 였는데

실신까지는 뭐 그렇다 쳐도 하루가 기억이 안나니 굉장히 공포스러웠습니다.

말년에 꼬이게 생겼는지 냉동 사준다 뭐한다 하면서 신고 못하게 하고

군간부들도 신고 못하게 구슬리고 ㅋㅋ 참 그렇게 신고 못하고 정상 전역 ㅋㅋ 

휴가 얼마 안남았는데 얼굴에 상처나서 부모님 알게 될까봐 졸이던 기억이 납니다.

PTSD.. 어후.. 


-복장 
하이바 외 각종 장구들 .. 
지금은 모르겠으나 대부분 물려받는 형식이라 가까이서 보면 많이 낡아있습니다.

어깨에 매는 하얀 띠 : 하얀데다가 손때가 많이 묻어 자주 빨아서 말려줘야함.
허리 춤 하얀 말총 : 마찬가지로 많이 낡았습니다. 헤진 끝 부분은 라이터로 지져서 다시 뭉쳐줍니다. 
                           많이 시커매져서 빨아도 뭐..
하얀 장갑 : 제가 있을때는 지급 안되서 하얀장갑 사서 낌. 몇번 끼면 시커매짐. 
바지 링 : 헌병 용 바지 따로 수선해서 군화 바로 위 군복바지 부분을 접어서 링을 끼우고, 링안에 구슬을 넣습니다. 그럼 걸을 때 짤랑짤랑 특유의 소리가 납니다. 

-경례
정문 출입 시 
큰 소리를 외치며 충성이나 필승이나 경례를 하죠

밥먹고 짬 날때 불러다가 복식으로 해야한다고 엄청 연습시킴 

마찬가지로 경례 각도도 엄청 연습시킴  헌병 출신이 본 넷플릭스 DP 후기

-키 (신장)
헌병은 힘들다는 외부인식 때문인지 지원자가 거의 없어서 인원이 빡빡합니다. 
드라마에서 처럼 키 175 이상 되는 인원 중 착출로 운영되죠
또한 175보다 적어도 헌병이 가능합니다. (보통 지원자)
키가 크면 확실히 뽀다구가 납니다. 

-착출 관련
지원자가 없으므로, 모집하는 군 간부가 구라를 칩니다.
특임지(특수임무지원대) : 간지나게 군생활 할 수 있다. 썬글라스 부터 군탈영병 잡으러 다니고 뭐하고 이런식으로 꽤 많은 숫자를 낚아올립니다. (본인 포함) 
그런데 말입니다.
그럴리가 없죠.
그냥 경비가 필요한겁니다. 여기 저기 지키는 .. 


-썬글라스
없었음
있는 곳이야 있었겠지만, 본인 근무지가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부대 중 하나 였는데 없었음.

-내무생활 (부조리)
군대라는 곳이 항시 자기가 있던 곳이 제일 힘든 곳임. 그래서 좀 조심스러운데

ㅈ같음은 상대적인거라 뭐..

제 기준으로 

그냥 총으로 쏴갈기고 말까, 또는 걍 내 입에 쏴버릴까 

라는 생각까지 했었는데

헌병은 기본적으로 스케쥴 근무 입니다.
7-12 14-18 18-22 22-2 2-7  
기억은 안나는데 대충 이렇게 2인 1조나 1인 1조로 해서 각 근무지로 로테이션이 돕니다.

이러한 스케쥴 근무 상황에서

새벽2-3시에 한참 자는 사람 깨워서 때리고 괴롭히는 게 기본 이었고

볼펜으로 여기저기 찌르고 인신모욕 뭐 

서울이라 맘에 안든다
대학다녀서 맘에 안든다
인서울 대학 다녀서 맘에 안든다
눈빛이 맘에 안든다
나이가 많아서 맘에 안든다

각종 이유같지도 않은 이유가 있습니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대사 중에  "그땐 그래도 되는지 알았어" 
굉장히 인상 깊었습니다. 

이유가 없는거죠. 
계급이 주는 권력에 취해 재밌는거죠. 황제니까요. 
생에 처음 가져보는 권력 ? 누려보는 지위 ? 

인성이 쓰레기인 애새끼가 권력을 가지면 어찌 되는지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생각이 딱 드는 단편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2인 1조로 경비 근무를 나가면 착한 선임은 정말 착합니다. 
쓰레기가 걸리면 (로테이기 때문에 안걸릴 수 없음)
근무 5시간이 지옥같습니다. 

2인이 1시간 단위로 교대로 서서 지켜야하는데
그냥 잡니다. 계급 낮은 병사만 5시간 서있는거죠

뭐 이건.. 안건드리는거니까 이렇게만 해줘도 .. ㅋㅋ

1인이 근무 나가는 탄약고등 근무지는 짬 낮은 병사가 근무를 나가면
새벽에 가장 졸릴 시간에 본부 상황실 병장들이 무작위로 전화를 합니다.

늦게 받거나, 졸린 목소리로 받으면

바로 쌍욕 ㅋㅋ 씨발새끼야 잤냐 졸리냐 

근데 진짜 개졸림..... 

잠깨워주려는 목적이었는지는 모르겠네요 


눈 와서 얼음 언 날, 
새벽 4시에 오프인 전 부대원 깨워서 길바닥 얼음 깨기 (차량 미끄러진 다는 이유)
그날은 그때부터 일과 시작이었는데 

이런 일은 뭐 다들 겪으셨을듯 함



가장 크게 썪었다고 생각한 건

누군가 부조리를 신고 했지만, 헌병 군 간부들은 되려 병장들을 불러서 이딴 소리 안나오게 해라 였습니다.
한마디로 소원수리가 내부 군간부선에서 무마 된거죠.

일이병들 작살났습니다. 변한건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더욱 쉬쉬하고 은밀하게 바뀌었을 뿐. 
아니, 군간부 비호 아래 드러내놓고 괴롭히는 것이 추가 되었죠.

군대가 아무리 변한다해도 
같은 인간이기때문에 기본적인 습성은 변하기 어렵고 
사건 사고는 반복 되는 거 같네요



생각나는 대로 적어서 그냥 흥미로 읽어쥬십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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