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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04

https://www.dispatch.co.kr/2039940
2018년 9월 1일. 두 사람의 1년 전 문자.
여 : 여보 나 잘게. 사랑해. 고생해 아기야.
남 : 아가 아냐. 지금 끝났어ㅜㅠ 사랑해 여보. 나 또 새벽콜이당.
여 : 사랑해. 푸득자.
남 : 사랑해. 여보.
2018년 9월 10일. 사랑의 대화는 이어졌다.
남 : (하늘 사진 전송) 여보그림처럼 이뻐.
여 : 봐떵(봤어). 이뿌네
남 : 까오 이뻥. 여보 고기 먹구 있어?
여 : 엉. 여보 사랑해.
남 : 사랑해 여보. 나 지금 가고 있어.
2018년 9월 28일. 사과도, 화해도, 속전속결.
여 : 여보 미안해.
남 : 뭐가 미안해?
여 : 화내서 미안해
남 : ㅎㅎㅎ 괜찮아. 미안해 마.
그러나 그 사랑은, 오래가지 않았다.
'디스패치'가 구혜선과 안재현의 문자 대화 2년 치를 입수했다. 둘의 결혼 생활은 여느 부부와 다르지 않았다. 사랑했고, 다투었고, 오해했고, 화해했고, 그러다 서서히 멀어졌다.
그리고 두 사람은 지금, 전쟁을 치르고 있다. 파경의 원인은 무엇일까.
(구혜선이 개인 인스타그램에 먼저 문자를 공개했다. '디스패치'는 골이 깊어진 배경을 찾았다. 둘 사이의 지극히 사적인 대화는 제외했다.)

◆ 사소한 다툼들
구혜선과 안재현은 2017년 3월, 경기도로 이사했다. 구혜선의 뜻을 반영, 서울에서 용인으로 집을 옮겼다.
단, 드라마 작업 기간에는 떨어져 지냈다. 실제로 안재현은 드라마 '뷰티 인사이드'(2018년 7월~12월)와 '하자있는 인간들'(2019년 5월~현재) 촬영 하는 동안 서울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
구혜선은 용인 집에서 창작 활동을 했고, 안재현은 서울 (렌트)집에서 촬영장을 오갔다. 구혜선은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냈고, 안재현은 거의 매일 스케줄을 소화했다.
둘 사이에 특별한 '이슈'는 없었다. 크게 다툰 내역도 없었다. 구혜선이 문제를 제기하면, 안재현이 수용하는 식이었다.
예를 들어, 2018년 10월 23일 대화다. 안재현이 약속을 어긴 날이다.
구 : 오늘 저녁에 엄마 오기로 한 거 기억 안 나지?
안 : 내가 미안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귀담아 못 들어서 미안해.
안 : 비도 오고 날씨도 말이 아니다. 내 마음도 날씨 같아. 미안해. 나보기 싫고 그러면 (물건) XX 씨에게 줄까?

2019년 3월 11일. 안재현이 소속사 이사를 용인 집에 데려온 날도 잡음이 일었다. 다음은 구혜선이 (같은 집) 2층에서 보낸 문자다.
구 : 이사 가면 아파트 내 명의로 바꿔줘. 다른 사람 못 오게. 부탁할게.
안 : 그게 무슨 소리야?
구 : 자기 (명의) 집이니까 아무 때나 사람 부르는 거잖아. 내 명의로 바꿔줘~.
안 : 그런 게 어딨어? 내일 드라마 때문에 내가 불렀어. 더 이야기하고 싶어서.
구 : 새벽 3시네.
구 : 나를 얼마나 무시했으면 그런 행동을 할까. 같이 사는 사람인데. 그렇지?
구 : 입장 바꿔 생각해보고 문자해.
안 : 뭘 당신을 무시해
구 : 더 할 말 없으니 문자 하지 말자. 답장하지 마. 나 잘 거니까.
2019년 4월 30일, 안재현이 스태프와 술을 마셨다.
구 : 기분이 안 좋다. 전화 한 통 없다가 지금 1시인데 너무 당연하게 술 마신다고 말하는 게.
구 : 내가 당연한 사람이야? 나 무시하지 말아 주라.
안 : 미안하다 여보. 지금 다 같이 마시고 있다. 미안해.
안 : 많이는 안마셨다. 나 멀쩡해서 더 그랬다. 미안하당.
구 : 집에 돌아오면 신발장에 분리수거 쌓아둔 거 베란다에 쓰레기 버릴 거 주방에 음식물 쓰레기 자기가 다 버려.
안 : 알겠당.

◆ 사랑이 변했다?
구혜선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다. 안재현의 일정은 외부에서 진행됐다. 그래서일까. 구혜선의 표현에 따르면, 외로웠다.
구 : 곰곰이 생각해봐도 이렇게 사는 건 아닌 것 같아. 나도 마음이 식었네.
구 : 안주(고양이)는 어떻게 할까 생각하고 있었어. 데려갈게.
구 : 일단 집에 그림 짐들 잔뜩 있는 거 미안. 돈도 갚는 쪽이 좋을 거 같아.
구 : 암튼 나도 자기랑 마음이 비슷해.
안 : 알겠어. 안주 챙겨줘서 고마워. (2019년 5월 12일)
1주일 뒤에도 비슷한 대화가 되풀이됐다.
안 : 여보야.
구 : 응. 여보
구 : 나 슬프고 외롭다
안 : 미안해
구 : 뭐가 미안한데?
안 : 여러모로
구 : 이제 사랑 안 해서 미안한 거야.
구 : 너무 절망적이야. 안녕. 좋은 사람 만나. (2019년 5월 19일)
구혜선은 외로움을 토로했다. 때로는 짜증도 냈다. 그러다 다시 '밀어'를 나누었다.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비슷한 패턴이 반복됐다.
그리고 문제의 7월 1일. 안재현의 생일이다. 먼저, 구혜선이 개인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이다.
"남편이 생일날 뭇국이 먹고싶다하여 새벽부터 준비해 끓어놓았는데 한두숟갈 뜨고는 모두 남기고 밖으로 나가 외부 사람들과 생일 파티를 하는 남편을 보며 저 사람 정말 마음이 멀리도 떠났구나…
(중략) 내가 잘못한게 뭐야? 물으면 섹시하지 않다고 말했고, 섹시하지 않은 젖꼭지를 가지고 있어서 꼭 이혼하고 싶다고 말을 해온 남편이었습니다."
그날, 어떤 일이 있었을까. 두 사람의 대화 원문을 공개한다.

◆ 7월 1일, 안재현 생일
안 : 무국 넘 맛있었당. 고마워
구 : 아니야~ 생일 많이 축하해
안 : 고마워. 진짜 맛났어.
구 : 그래. 다이어트 끝나면 자주해줄겡
안 : 알겠어영
구혜선은 새벽부터 생일국을 준비했다. 안재현은 맛있게 먹었다. (한두 숟갈 뜨고 모두 남겼는지 알 수 없다.)
적어도 둘은, 이때(오후 1시)까지만 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
그러다 오후 2시, 구혜선이 폭발했다. 안재현이 올린 깜짝 생일파티 동영상을 보고 난 뒤다.

구 : 어제 XX씨(스타일리스트)네 가서 엉덩이 흔들며 신나하고 그 사람들이랑 같이 술 먹느라 늦었구나.
구 : 그리고 집에 와서 이혼해달라고 그렇게 졸라댄 거냐. 정떨어진다 정말. 집에 들어오질 말지 그랬냐.
구 : 아침부터 니 무국 끓인 내 손이 아깝다.
구 : 젖꼭지를 그렇게 꼬집어 대고 섹시하지 않아서 이혼하고 싶어? 너 존중받고 살고 싶으면 니 와이프 먼저 존중해.
안 : 그거(생파 영상) 오늘이야.
구 : 이혼해달라는 말에 노이로제 왔어.
안 : 피팅 갔다가 축하받은 거고.
구 : 나한테 그렇게나 무뚝뚝하게 굴고. 그럴 거면 집에는 왜 왔니? 거기선 신나더라.
안 : 에휴
안 : 집에서 밖에서 달라서 미안해.
안 : 난 리딩 중이야. 있다가 다시 이야기해.
(안재현 통화 시도->구혜선 거절)

구 : 문자하면 안될까?
안 : 안 할래.
구 : 왜?
구 : 집하고 밖이 달라서 미안하다 해놓고 문자 안 하려는 건 뭐야. 지금 통화가 더 불편하잖아.
구 : 나는 통화가 불편해.
안 : 리딩 끝나고 식사 끝나. 지금 2차 가는 길이야.
구 : 어제 오자마자 이혼 노래 부르는 사람한테 아침에 국 끓이는데 속이 터지는데 참았다. 생일이니까.
구 : 그러다 동영상 보고 폭발한 거야.
구 : 어제도 그들이랑 술 마신거 잖아. 아니야?
안 : 맞아. 스텝들이랑 밥 먹었어. 점심도 못 먹고 일했어. 그리고 저녁 먹었다.
구 : 그래서 집에 취해서 와서 수박 자르라고 명령하고.
구 : 칼에 손을 베어도 모른 척하고 섹시하지 않아서 이혼해달라고 졸랐다고?
안 : 말을 다 자기 좋은 쪽으로 하네.
구 : 나 좋은 쪽? 있는 사실을 말한 거지. 내가 뭘 잘못했는데?
구 : 내가 뭐를 잘못했어? 궁금하다.
안 : 수박 자르라고 명령을 했다고?
구 : 어. 이거 잘라. 했잖아.
안 : 자기야. 그냥 나 싫으면 싫다고 해.
안 : 명령이라니 진짜. 명령했다고 들을 사람도 아니잖아.
안 : 웃으면서 이야기 다 하고. 그러고 나서 명령을 했다니.
안 : 아 다르고 어 다른 건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안 : 생일에 이런 이야기 들어야 하는 것도 좀 많이 그렇다.
안 : 전화 받지도 않고 무슨 이야기가 듣고 싶고 무슨 사과를 받고 싶은 건데?
구 : 나는 생일에 이혼하고 싶다고 얘기 들었는데?
안 : 내가 자기 생일날 그랬다고?
구 : 아니 당신. (중략)

◆ 구혜선의 폭로, 체크
구혜선은 8월 18일 "권태기로 변심한 남편은 이혼을 원하고 저는 가정을 지키려고 합니다"라며 인스타그램에 문자를 공개하기 시작했다.
구혜선이 말한 최초의 파경의 원인은 '변심'과 '신뢰 훼손'이다. (그녀는 신뢰 훼손의 근거로 '안재현과 소속사 대표의 욕 하는 카톡'을 들었다.)
이어, "주취 상태에서 여성들과 통화를 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지 않았다", "섹시하지 않은 젖꼭지를 가지고 있어서 이혼하고 싶다 했다"며 폭로전을 전개했다.
현재 구혜선의 주장만 있는 상태다.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안재현의 2년 치 문자를 포렌식 한 결과, 여성들과 나눈 특별한 대화는 발견되지 않았다. 여자 관계를 의심할 만한 문자도 없었다.
(안재현이)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다는 주장은 확인됐다. 그도 그럴 것이, 안재현은 촬영 기간 서울에 집을 따로 얻었다. 촬영이 없는 날은 용인에서 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