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밤편지 소품 디테일과 뮤비 감독의 뮤비해석

아이유 팬질

아이유 밤편지 소품 디테일과 뮤비 감독의 뮤비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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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 밤편지 소품 디테일과 뮤비 감독의 뮤비해석

아이유 밤편지 소품 디테일과 뮤비 감독의 뮤비해석

아이유 밤편지 소품 디테일과 뮤비 감독의 뮤비해석



모니터를 하다가, 뮤직비디오의 숨겨진 이야기가 궁금하다는 반응을 보고 예전에 써두었던 작의 몇 토막을 잘라 올려본다. 원래 온에어 후 시간이 좀 흐르면 비하인드더씬이라고, 작업 뒷 이야기를 올려두곤하는데 이번 편은 좀 일찍 올리네.

첫 미팅 때, 이 곡을 처음 듣고 받았던 작은 울림을 잊지 못한다. 멜로디도 멜로디거니와, 시처럼 쓰여진 가삿말이 아팠기 때문에. 특히나 ‘지금 우리 함께 있다면 아- 얼마나 좋을까요’ 와 ‘어떻게 나에게 그대란 행운이 온걸까’ 이 두 줄이 나의 마음을 적잖이 흔들었고, 나를 쥐고 흔든 저 가사 두 줄은 곧 이 뮤직비디오의 시놉이 되었다.


아이유님이 그리는 컨셉은 명확했다. ‘작은 방에서 노래를 불렀으면 좋겠어요.’ 작은 방이라.. 미팅 후 집에 돌아와 아이데이션을 시작하며 로케이션에 대한 아이디어부터 쥐어짜기 시작했다. 어떤 방이 좋을까. 아니, 정확히 말해 어떤 방에서 노래를 불러야 이 노래가 갖고 있는 처연함을 아주 잘- 전달할 수 있을까. 남루한 1.5평짜리 고시원? 평창동 고급주택에 딸린 셋방? 방 모양을 꽤나 잘 흉내낸 햇살이 떨어지는 오픈세트? 아, 아무래도 현대극은 아닌것 같다. 그렇다면 보는것만으로 그저 서글펐던 시대를 떠올려보자. 그렇게 뮤직비디오의 주된 배경이 되는 로케이션의 시대는 5,60년대 말로 정해졌다.

해방 후, 수년이 흘렀지만 일본의 잔재는 여전히 남아있고, 가난으로부터의 도약을 꿈꾸지만 상처가 채 씻기지 않은 혼재된 시대. 마음놓고 그저 사랑하기엔 낭만이 결여되어있던 시대. 그렇다면, 한옥보다야, 해방된 땅에서 채 허물지 못한 일본식 가옥이 좋겠다. 그게 긴 설명은 할 수 없는 뮤직비디오의 특성상, 더 직접적으로 시대적 배경을 설명해줄테니까. 그렇게, 현재 대한민국 땅에 남아있는 일본식 가옥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적지 않은 비용과 수고로움을 들여 온 스탭들이 그 긴 시간을 운전해 촬영지인 부산에 모여들게 된다. (쇤네가 죄인이옵니다..)

영화적 화법을 추구하는 본인의 작업 성향으론, 이 가옥이 숨겨진 이야기를 전달하는 미쟝센으로는 맞춤이었다. 주인공은 어떠한 이유에서인지, 밤잠을 설쳐가며 써내려간 연서를 사랑하는 이에게 결국 전해주지 못한다. 이 부분의 숨겨진 이야기도 시대적 배경이 5,60년대로 설정됨에 따라 자연스레 해결이 되었다. (물론 뮤직비디오엔 담을 수 없지만..) 못다 전한 편지. 아, 그 큰 가옥에 덩그러니 남은 여주인공을 떠올리니 그저 가엽다.

그리고, 또 하나. 깨진 거울과 구슬 메타포. 반딧불을 빗댄 소품이다. 반짝이고, 영롱한 것들을 곳곳에 심어놨는데 크게 드러나진 않은 것 같네. 하여간, 이 뮤직비디오를 본 많은 이들이 내가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때의 울림을 함께 느낀다면 ‘아- 얼마나 좋을까요.’ 그것만으로 더할나위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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